[기자수첩] 국민연금, 정치권 독립이 먼저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주주권 행사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국민연금은 '2019년 제1차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해 주주권 행사 필요성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가 지난해 도입된 이후 첫 적용 사례가 될 전망이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국민연금이나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큰 집의 집안일을 맡은 집사(Steward) 처럼 고객과 수탁자가 맡긴 돈을 자기 돈 처럼 여기고 주주 활동 등 수탁자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행동지침이자 모범 규범이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재계는 국민연금의 경영간섭, 경영권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스튜어드십코드는 생소한 명칭 만큼이나 실체가 명확하지 않아 그 우려는 더 커졌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을 상대로 한 주주권 행사가 기정사실로 되면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금 사회주의'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기업 경영권이 정부, 정치권 입김에 따라 휘둘리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는 기업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 중인 기업은 297개다. 이중 지분이 10% 이상인 기업은 81개에 달한다.

논란이 커질수록 국민연금은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직접경영보다는 경영책임을 묻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확립돼야 한다.

주주권 행사 강화에 앞서 국민연금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600조원 규모의 국민 노후자금에 대한 수익률 관리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기금운용 수익률은 -0.57%를 기록했다. 10년 만에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제는 지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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