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서울] (39) 제로페이와 미세먼지, 서울시 현안 엿볼 수 있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 21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찾은 시민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김현정 기자

겨울철에 프랑스 파리 시청에 가면 스케이트를 즐기는 시민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는 동절기 시청 앞 광장 활용 방안을 모색하던 중 파리시처럼 스케이트장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2004년부터 매년 겨울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시청광장 스케이트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로 폐장됐던 2016년을 제외하고 2004년부터 14년째 운영돼왔다. 개장 당시 '전시행정이다', '예산 낭비다'는 등의 논란이 있었지만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연간 15만명 이상(최근 4년 기준)이 방문하는 시내 명소로 자리 잡았다.

◆평일에도 북적북적··· 제로페이도 OK!

▲ 지난 21일 시청 앞에서 스케이트를 즐기던 한 어린이가 넘어져 친구가 일으켜 세워주고 있다./ 김현정 기자

지난 21일 오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찾았다. 이날 시청 앞은 스케이트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올해 고3이 됐다는 김예은(18) 씨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신나게 즐기기 위해 왔다"면서 "스케이트장 안에 있는 DJ에게 음악을 신청하면 원하는 곡을 틀어주는데, EXO의 노래를 들으려고 쉬는 겸 해서 사연을 쓰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DJ가 "오늘 엑소 팬들만 왔나요. 벌써 3번째네요"라고 말하며 신청곡을 틀자 얼음 위를 달리던 10대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노래를 따라불렀다.

서울예고에 재학 중인 손지민(18) 씨는 "학교가 근처에 있어 중학교 때부터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방문했다"면서 "올해는 시설이 정말 좋아졌다. 예전에는 칸막이만 처져 있어서 급조된 것처럼 보였다. 언제 철거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부실했다"고 말했다. 손 씨는 "디자인도 예뻐지고 크기도 커졌다. VR 기기랑 포토존처럼 즐길 거리도 늘었다"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

▲ 21일 서울광장 스케이트 대여소 앞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김현정 기자

서울시는 올해 4년 만에 스케이트장의 외관을 변경했다. 논두렁에서 모티브를 딴 디자인을 적용했다. 빙상장 한가운데 한반도 이미지도 새겨넣었다. 디자인은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유종수 건축가가 맡았다. 스케이트장 규모는 2017년 1166㎡에서 올해 1897㎡로 약 1.6배 넓어졌다.

시민 윤모(34) 씨는 "저렴해서 자주 찾게 된다. 서울 한복판에서 1000원 미만으로 이만큼 재밌게 놀만 한 데가 또 어딨겠냐"며 "제로페이로 결제해 할인도 받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1일 현재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방문한 시민은 총 8만57명이다. 이 중 898명이 제로페이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케이트장 입장객은 2013년 20만8205명(70일 운영), 2014년 17만7383명(52일 운영), 2015년 17만3421명(56일 운영), 2017년 15만2931명(70일 운영)으로 집계됐다. 최근 4년 동안 연평균 17만7985명이 스케이트장을 찾은 셈이다.

◆공공의 적이 된 '미세먼지'

▲ 지난 21일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는 '미세먼지 보통'을 알리는 전광판이 붙어 있다./ 김현정 기자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의 가장 큰 적은 미세먼지였다. 이날 시청 앞 스케이트장을 방문한 최경선(40) 씨는 "아이가 방학이어서 같이 왔다. 저렴하고 교통편도 편해서 오기 좋다. 오늘이 두 번째다"면서 "다행히 미세먼지가 농도가 '보통' 수준이어서 올 수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부터 통합대기환경지수(CAI) 평균치가 2시간 이상 '나쁨(151~250㎍/㎥)'으로 지속되면 스케이트장 운영을 중단해왔다. 통합대기환경지수는 환경부가 공기 오염도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숫자로 나타낸 것으로 '좋음', '보통', '민감군영향', '나쁨', '매우나쁨', '위험'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12월 21일 문을 연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미세먼지로 인해 개장 다음 날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1월 12~15일, 19일을 포함 총 6차례 운영을 중단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30분 간격으로 평일 8회차, 주말 9회차까지 운영된다. 대기질로 인해 운영을 중단할 경우 사전에 서울광장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있다. 시는 초미세먼지지수가 35㎍/㎥ 미만으로 회복될 경우 스케이트장 운영을 재개한다.

서울 광진구에서 온 조예련(19) 씨는 "올해 수능 끝나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놀러 왔다"면서 "스케이트장 바닥이 나무로 만들어져 있어서 스케이트 날이 박혀 불편하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나무 데크를 사용한 이유는 바닥 밑에 냉동기를 거쳐 나온 메인관들이 지나가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빙상장에 문제가 생기면 바닥을 뜯어 관을 수리해야 해 나무 갑판은 '필수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용객 보호 측면이나 관리 차원에서 현재로서 가장 안전한 소재인 나무데크를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광진구에서 온 고민철(19) 씨는 "스케이트장에 사람이 너무 많아 빙질이 좋지 않다. 얼음이 너무 많이 갈려 있어서 스케이트를 타기 어렵다"며 "인원수를 제한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1회차 인원을 55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중간중간에 빙질 점검을 30분씩 하고 있긴 하지만 하루에 9회차를 운영하다 보니 시간에 제약이 있다. 조금만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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