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상을 바꾸는 펀드

돈이면 다 된다. 적어도 금융투자업계 인식은 그렇다. 돈이 고객이고, 돈이 목적이다. 이런 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논하는 것은 넌센스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돈으로 사회를 바꾸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그 선두에 미국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SSGA)가 있다.

SSGA는 '의결권'을 통해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SPDR SSGA 젠더 다양성 ETF(상장지수펀드)'다.

SSGA에 따르면 지난 2년여 간 여성 이사가 한 명도 없던 1228개 기업 중 약 26%에 해당하는 329곳에 여성 이사를 임명하거나 임명 계획을 세우도록 만들었다.

비결을 간단하다. ETF에 모인 자금을 기반으로 기업에 대한 의결권을 가지고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사회에 여성을 포함시킬 것'이라는 강요보다는 '이사진 자격 중 최고경영자(CEO) 출신 요건을 제외하라'고 요구하는 식이다. 다양한 풀 안에서 이사진 구성이 이뤄져야 전문성을 가진 여성에게도 자격이 주어질 수 있어서다.

여성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일수록 수익이 좋다는 여러 연구결과는 SSGA의 투자철학에 힘을 실어준다. 사회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기업이 결국 수익을 내는 방식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했을 것이다.

실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2015년 420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강력한 여성 리더십을 보유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자기자본이익률이 36.4% 높았다

돈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SSGA의 도전은 계속된다. 로리 하이넬 글로벌 부 CIO(최고투자책임자)는 "펀드가 나라의 젠더 문화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노력은 미국에만 국한시키는 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국가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SGA는 한국투자신탁운용가 손을 잡고 국내 ESG 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참고로 대한민국 기업의 임원진 중 여성 비율은 3% 남짓이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돈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SSGA와 같은 투자기관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그 나름의 방식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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