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를 재기 위해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에 하나씩 있을 법한 줄자를 사업아이템으로 잡고 3년째 씨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글로벌 기업도 진출했..
[도전! 스타트UP]'스마트 줄자'로 글로벌 노크, 베이글랩스 박수홍 대표

1세대 만능 제품서 단순·정확·특화된 2세대 '파이'로 韓, 美, 日등 공략
▲ 베이글랩스 박수홍 대표(왼쪽 네번째)와 직원들이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 있는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김승호 기자

길이를 재기 위해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에 하나씩 있을 법한 줄자를 사업아이템으로 잡고 3년째 씨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글로벌 기업도 진출했다 포기한 '스마트 줄자'에 도전장을 던지고 의류, 헬스케어, 건축 등 기존 산업에서 일하는 방식을 '스마트'하게 바꿔나가고 있는 베이글랩스 박수홍 대표와 동료들이 그 주인공이다.

"어느날 지하철을 탔는데 한 여성이 스마트폰으로 온라인쇼핑을 하면서 자신의 치수를 일일이 메모지에 적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디지털 시대에 왜 이런 원시적 문제는 해결하지 못할까 궁금했다. 길이를 디지털화하고 이를 온라인에 축적하면 활용도가 많지 않을까 생각했다."

시계도, 저울도, 온도계도 모두 디지털로 바뀌었는데 유독 줄자만 예전 모습 그대로인 것이 박 대표의 마음을 동하게 했다.

기계공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기업에 취업해 멀쩡하게 직장을 다니던 그는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 2016년 1월 말의 일이다.

"남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웃음). 실제 독일의 글로벌 기업인 B사도 디지털 줄자를 7년 전 만들었다가 철수했다. 정확도와 내구성이 떨어지고 비싼 가격 등 여러가지 이유 때문이다. 이런 단점을 극복해 세계엔 없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당시 스타트업을 하게 된 박 대표의 변인 셈이다.

걸음마를 걷던 회사가 부족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참가한 미국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에선 한 달만에 15억원을 모으면서 화제가 됐다. 출범한 지 고작 6개월 남짓된 스타트업에 세상이 과도한 관심을 보여준 것이다.

박 대표를 포함해 5명의 직원들이 연구하고 설계하고, 문제점을 찾으면서 만든 1세대 첫 제품은 창업 첫 해 12월에 나왔다. 베이글 모양(회사 이름도 여기서 따 왔다)에 줄과 적외선 등으로 잰 길이가 디지털로 표시되는 말 그대로 '만능스마트줄자'가 탄생했다.

"크라우드펀드를 통해 2만7000개, 우리 돈으로 21억원 어치를 팔았다. 그런데 제품을 구입해 사용해 본 고객들이 각종 문제점에 대해 많은 피드백을 보내줬다. 서베이도 별도로 진행했다. 감사하게도 20여개 문항에 대해 5000명 정도가 답변을 줬다."

첫 제품이 잘 팔려나가는 기쁨을 제대로 맛볼 사이도 없이 박 대표는 직원들과 다시 문제점을 찾아 골몰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없는 것을 내놓겠다는 포부로 시작했지만 첫 제품이 나오자마자 자칫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했다. 2017년과 지난해까지 2년간은 온전히 연구개발(R&D)에만 집중했다. 체력 비축을 위해 팁스(TIPS)로부터 도움도 받았다.

2년간의 고민끝에 박 대표가 찾은 답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손바닥에 쏙 들어갈 베이글 크기의 스마트 줄자에 욕심껏 많은 기능을 담다보니 줄자가 갖춰야 할 정확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온 것이 2세대 스마트 줄자 '파이'다.

"'파이'는 0.5㎜ 정도로 오차를 줄였다. 이는 눈에 보이는 오차 수준이다. 스프링 등 내구성도 강화해 최대 4만회 정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의류 제조시 하루 1000번 정도 줄자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두달 정도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박 대표가 빨간색의 앙증맞은 '파이'로 직접 치수를 재면서 설명했다.

파이의 가장 큰 장점은 눈금이 디지털로 표시되고, 수치가 데이터로 저장되기 때문에 치수를 재는 시간이 60% 가량 줄어들고 축적된 데이터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의류 사이즈를 측정하고, 이 숫자를 적는데는 한 벌에 약 33초 걸리지만 파이로 재면 13초면 가능하고 여기에 정확성, 호환성까지 두루 갖췄다"면서 "파이로 측정해 저장한 고객의 데이터는 여러 쇼핑몰에서 다양한 의류를 구매할 때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중고 의류 판매점, 의류 제조회사 등이 파이의 1차 타깃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나온 파이는 3개월 동안 미국, 일본, 한국에서만 1만2000개가 팔릴 정도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스마트 줄자의 쓰임새는 이뿐만 아니다.

박 대표는 "'건강을 관리하려면 체중 말고 허리 치수를 재자'는 것이 베이글랩스의 생각"이라면서 "패션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분야까지 응용 범위를 넓혀나가고, 하반기에는 건축용에 특화된 제품도 추가로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업 당시 과도한 관심과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던 베이글랩스. 2년 간의 먼 길을 돌아오며 노력한 끝에 박 대표와 직원들이 얻은 교훈은 제품 완성도와 고객 신뢰도가 스타트업에겐 '생명'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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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스마트시티 시대, 어떤 기업 참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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