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 아이 때문에 한 소셜벤처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지난 주말 접할 기회가 있었다. 친구와 동대문DDP에서 열리는 무슨 마켓을 간다고..
[기자수첩]10대들의 해방구에서 본 교훈

▲ 산업부 김승호 기자

중학생 딸 아이 때문에 한 소셜벤처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지난 주말 접할 기회가 있었다.

친구와 동대문DDP에서 열리는 무슨 마켓을 간다고 새벽부터 채비를 하길래 차로 태워다주기위해서였다.

러블리마켓이란 이름으로 소셜벤처이자 스타트업인 플리팝이 운영하는 행사로 온라인에서 10~20대들 사이에 유명한 의류, 화장품, 장신구 등을 두 달에 한번씩 오프라인 공간에서 판매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전 8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이고 날씨는 영하인데도 늘어선 줄이 순식간에 불어날 정도로 입장객들이 폭발적으로 몰려들었다.

그도그럴것이 지난해 6월 열렸던 행사에선 이틀간 4만명이 운집했고, 이 기간 거래액만 25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러블리마켓은 어른들이 모르는 사이에 청소년 또래들에겐 벌써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더욱 기가막힌 것은 8시께부터 줄을 섰지만 실제 입장시간은 오후 3시가 돼야 가능했다. 이게 뭐길래 이렇게 오랜시간 기다려야 입장을 하는걸까 호기심이 생겼다. 주최측이 1시간에 1000명으로 입장객을 제한하면서 휴대폰으로 접속해 운이 좋으면 한 두시간, 그렇지 않으면 서너시간을 기다려 차례가 돌아오도록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장에서 현금 사용은 불가능했고, '러마페이'라는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이용해 미리 충전하거나 현장에서 돈을 내고 역시 충전을 해야 물건을 살 수 있었다. 남은 돈을 환급하는데도 하루, 이틀 시차가 있었다. 신용카드가 없는 10대에겐 사전 충전도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었다.

특히 수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안전 문제가 가장 큰 걱정이 됐다. 행사장은 수용인원을 훨씬 넘는 인원으로 발디딜틈이 없었다. 사람을 들여보낼 생각만 했지 내보낼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500평도 안되는 행사장 안은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공기질도 나빴다.

전날인 토요일에도 예상 밖의 인파가 몰리고, 혼란이 곳곳에서 생기면서 일당받고 일하는 행사진행요원 상당수가 그만둬 주최측에선 인원을 급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대들의 소비를 자극하기 위해 판만 벌려놓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선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미숙함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준비성이 더욱 철저한 스타트업, 소셜벤처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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