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주열 총재의 '제조업 위기론'

"제조업의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는 것은 이제 우리 경제의 생존의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뜻 보면 대통령이나 경제부총리가 할 법한 발언이지만 아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반도체,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기계, 디스플레이 등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보통 경제동향간담회는 한은 총재가 경제단체장, 민간경제연구소장, 대학교수 등과 함께 경제 현안에 대해 진단하고 논의하는 자리다. 종종 제조업체 관계자가 참석한 적은 있으나 이번 간담회 처럼 참석 인원 전원이 제조업 종사자인 경우는 2002년 5월 경제동향간담회가 생긴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제조업이 위기라는 얘기다. 국내 경기와 물가, 경제성장률 등을 기반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에게 한국경제의 엔진인 제조업이 흔들리는 것은 큰 고민일 것이다.

같은 날 한은이 발표한 1월 수출물가지수(82.95)는 반도체 가격 하락 영향으로 3개월 연속 내렸다. 지난 2016년 10월 80.68을 기록한 이후로는 27개월 만에 최저치다.

현장에서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7로 전월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6년 2월(63) 이후 약 3년 만의 최저치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조업 업황 BSI의 장기평균이 79였던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제조업 전망은 더욱 어둡다는 것이다. 1월 제조업 전망BSI는 65로 2009년 4월(59)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제조업 위기론이 등장하고 저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 총재가 제조업 경쟁력 회복 없이는 거시경제 안정도 힘들다고 직접 거론한 만큼 규제 완화 등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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