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스타트UP] '일하는 사람들의 콘텐츠 플랫폼'을 열다…박소령 퍼블리 대표

▲ 박소령 퍼블리 대표./ 퍼블리

정보과잉 시대다. 그런데 정작 내가 필요한 정보를 찾기는 어렵다. 편견을 유발하고 허위·과장으로 실체를 가리는 가짜 뉴스의 범람은 심각하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진실을 보기 위한 방법으로 '믿을 만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그에 합당한 만큼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발 하라리의 제언처럼 나에게 진짜 필요한 콘텐츠를 걸러 제공해 지갑을 열게 만드는 회사가 있다. '일하는 사람들의 콘텐츠 플랫폼'을 기치로 내 건 퍼블리다. 매달 두꺼운 책 한 권 값인 2만1900원을 내면 산업 트렌드, 외신 번역 등 지식 콘텐츠를 무한정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유료 멤버십 회원 수는 6000명을 돌파했고 재결제율은 85%에 달한다. 퍼블리의 누적 투자금액은 약 60억원이다.

서울 삼성동 퍼블리 본사에서 만난 박소령(38)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시장의 돈을 내는 패턴은 시간을 사는 형태의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특히 유료 멤버십 소비자는 콘텐츠의 분량이나 길이보다 '꽂히는 문장'만 발견해도 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초기 크라우드펀딩 방식에서 월정액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다.

최근에도 투자 유치를 받은 박 대표는 '인재 찾기'에 한창 고심하고 있다. '채용만이 살 길'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할 정도. 기자와의 인터뷰 이후에도 채용 면접 일정이 잡혀있었다.

박 대표는 "콘텐츠 비즈니스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창의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필요한 건 아니다"라며 "더 중요한 것은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실행력"이라고 말했다.

밀고 나가는 실행력으로 매월 생산한 콘텐츠는 월 다섯 개에서 두 자릿수로 늘었다. 올해부터는 매일 콘텐츠를 발행할 계획이다. 2539 밀레니얼 세대가 주 타깃이지만 다른 세대도 공략하며 판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퍼블리에서 눈에 띄는 콘텐츠 중 하나는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등 해외 매체들과 제휴해 큐레이터가 선정한 뉴스다. 매주 다양한 주제로 10개 내외의 콘텐츠가 제공된다. 아이디어는 창업 초기부터 박 대표와 당시 리디북스 창업 멤버 출신인 공동창업자이자 초기 투자자인 이재웅 쏘카 대표의 머릿속에 있었다.

해외 매체의 '흙 속 진주'를 끌어올리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본격적으로 콘텐츠 양을 늘리며 콜드 콜(Cold Call·사전 아무 정보교류나 접촉 없이 낯설게 다가가는 것)로 파이낸셜타임스와 계약을 성사하니 뉴욕타임스와의 계약은 일사천리였다. 두 매체 모두 비영어권 유료 독자를 늘리겠다는 의지가 있어서다. 애초 문을 두드리는 실행력이 없었다면, 성사되지 않을 계약이었다.

콘텐츠 회사지만, 퍼블리는 처음부터 기술력도 병행해야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실제 직원 18명 중 절반이 엔지니어다.

박 대표는 "콘텐츠만큼 중요한 게 테크 플랫폼, 즉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서비스"라며 "독자에게 받은 행동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해서 녹여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두 달에 한 번 직접 멤버십·비멤버십 인원을 모아 인터뷰를 한다. 두 달에 20~30명 꼴이다. 콘텐츠 코멘트 평가도 유심히 살핀다. 심지어 멤버십을 해지하는 고객을 대상으로도 설문조사를 하는데, 20%나 답변을 꼼꼼히 남긴다고 한다.

일 처리는 '투명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사내에선 메일 대신 비즈니스 메신저 '슬랙'을 쓴다. 약 100개의 채널이 오픈됐는데 콘텐츠 기획자, 엔지니어들이 자신들의 영역과 상관없이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다. 회사 재무제표도 공개한다.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맥락에 대한 정보를 줘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식이다. 다만, 결정권자로서 의사 결정은 분명히 한다고 박 대표는 덧붙였다.

다독가인 박 대표는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헤지펀드의 대부' 레이 달리오의 '원칙'을 꼽았다. 퍼블리의 원칙은 고객 중심의 플랫폼이다. 초기 크라우드 펀딩 기획으로 만든 콘텐츠를 미래엔 출판사와 손잡고 종이책으로 출간하기도 한 이유도 디지털에서 손에 잡히는 것을 원하는 저자와 독자 요구 때문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것도 같은 일환이다.

퍼블리는 '연결'을 지향한다. 박 대표는 "지식 정보에 대해 같은 관심사를 가지는 사람들은 연결되고 싶은 욕구가 있다"며 "소비자들과 인터뷰하고 반응을 보며 연결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텍스트가 아니라 오디오, 비디오 형태로도 콘텐츠를 구현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박 대표는 "시장에서 '와!'라고 충격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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