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내보내는 금호그룹…욕심이 화 불렀나

▲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 손진영기자 son@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수밖에 없게 된 이유는 오랜 자금난 때문이다. 위기 때마다 여러가지 수단으로 급한 불을 꺼왔지만, 채권단도 더 이상 박삼구 회장을 신뢰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금호산업 위기는 무리한 욕심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2000년대 후반 무리하게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곳간에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몰락의 신호탄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였다. 당시 자산이 3조원을 채 넘지 못했던 금호산업은 대우건설 지분 72.1%를 시가보다 2배 가까이 비싼 6조4255억원에 인수했다. 실제 투자한 금액은 1조6000억원에 지분 18% 수준으로, 나머지는 재무 투자자들 도움을 받았다.

문제는 이들로부터 투자 받은 돈이었다. 2009년 12월 15일 대우건설 주가가 기대 이하일 경우 이들에게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해주겠다는 '풋백옵션'을 걸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금호산업은 유상감자와 자사주 소각 등 '제살 깎아먹기' 전략을 이어갔다.

뒤를 이은 대한통운 인수 역시 무리수로 작용했다. 2008년 대한통운 인수에 4조원을 쏟아부었던 탓에 금호그룹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시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겹치면서 유동성 위기는 더욱 심해졌다.

결국 금호산업은 자본잠식에 빠졌고, 금호타이어·금호고속과 함께 2010년 산업은행으로 넘어가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에 지분 51%를 넘기고 나머지는 매각했다. 대한통운도 2012년 CJ에 팔려가게 됐다.

그러나 이후 박삼구 회장은 금호그룹 재건 꿈을 버리지 못하고 또 다시 무리한 인수전을 재개했다. 2015년부터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을 다시 품는데 성공했고, 금호타이어까지 되찾으려 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이런 중에 아시아나항공은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밑지는 장사를 이어갔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인기 단거리 노선을 빠르게 사세를 확장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사업난을 겪어왔다.

2005년 일찌감치 에어부산을 설립하고 동남권 LCC 시장을 선점하긴 했지만, 수익이 높은 수도권발 국제선을 운영하지 못한 탓에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2016년 뒤늦게 에어서울을 론칭했지만, 이미 늦은 출발이라는 평가다.

2012년부터 혹독한 구조조정을 펼치면서 2016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별다른 경영 전략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대한항공이 사업다각화를 통해 수익을 제고하는 것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매년 중장거리 경쟁력 강화라는 말만 반복했다.

일각에서는 '왕자의 난'이 금호아시아나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이 분리되지 않았다면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금호그룹 재건 역시 가능했을 거라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이 33.5%, 금호석화가 12% 정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박삼구 회장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경영하고 있으며, 오랜 경영권 분쟁 끝에 2015년 계열에서 분리됐다.

금호석화는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될 당시에도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을 만큼 사업 연관성이 높고 재무 구조도 탄탄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도 금호석화는 꾸준히 후보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호석화가 그룹에서 분리되지 않았다면 금호그룹 재건이 가능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항공대학교 경영학과 허희영 교수는 "아시아나항공이 영업은 잘했지만 재무리스크로 어려움을 겪고 결국 매각에 이르게 됐다"며 "매각 작업이 늦춰지면 여러가지 자산 손실이 일어나고 국내 항공산업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신속하게 주인을 찾아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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