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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목마른 자가 '영혼'을 보낸다



최근 영화 관객들 사이에 '영혼 보내기'라는 새로운 문화가 정착하고 있다. 이는 직접 극장을 가지 않더라도 티켓을 구매하는 형식으로 영화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영혼 보내기의 타깃이 '여성 영화'일 때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남성 중심의 한국 영화계에 지친 여성들이 보내는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미쓰백'(감독 이지원)이 대표적인 수혜작 중 하나다. 이 작품이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었던 데엔 팬들의 힘이 컸다. 여성 배우 주연, 여성 서사 중심의 작품이 투자·배급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이 직접 움직여 흥행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걸캅스'(감독 정다원)도 여성들의 적극적인 지지 아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걸캅스'는 개봉일인 9일에만 7만472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걸캅스'는 제목처럼 두 여성 배우(라미란, 이성경)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개봉 전부터 불거진 '젠더 이슈'로 인해 평점 테러를 받기도 했으나, 개봉 이후 지난 11일까지 누적관객수 38만8677명을 기록하며 2위를 수성 중이다.

이는 여성 서사에 목 말랐던 여성들이 연대를 통해 우물을 판 사례다. 여성 중심의 영화가 투자·배급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은 이미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 여기에 흥행마저 보장되지 않으면 또 다른 여성 영화가 탄생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팬들을 움직이게 했다.

일각에서는 영혼 보내기를 두고 '관객수 조작'이라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반대 입장에 선 이들은 직접 돈을 주고 구매하며, 극장을 방문한 관객이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티켓을 산다는 점 등을 이유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영혼 보내기를 위한 티켓 구매는 주로 관객이 드문 평일 오전 조조, 앞자리 좌석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무엇보다 영혼 보내기를 지지하는 이들은 방식에 대한 논란보다, 이 같은 문화가 탄생한 배경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남성 중심의 한국 영화계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 영화도 돈이 된다'를 보여준 여성 연대가 더 큰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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