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휘종의 잠시쉼표] 결국은 또 세금이다

얼마전 카센터를 하는 사촌형이 불평을 털어놨다. 서울시가 노후 경유차의 조기폐차 보조금을 확대해서 손님이 끊겼다는 것이다.

마포구 망원동에서 카센터를 혼자 운영하는 사촌형은 '망리단길'이 부상하면서 건물주가 가게세를 올리자 인근 한적한 동네로 쫓겨난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자다. 가게를 이전하면서 동네 주민들의 발길은 끊겼고, 그나마 인천공항을 오가는 콜벤들이 수시로 차량 정비를 맡겨 근근이 먹고 살았다. 그런데 서울시가 노후경유차에 대한 폐차보조금을 올리면서 이 콜벤들이 전부 폐차돼 그나마 있던 손님들까지 끊겼다는 것이다.

사촌형은 "내가 낸 세금으로 노후경유차 보조금을 올린 것 아니냐"며 "내 세금이 내 생계를 가로막는데 쓰였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보조금을 상향조정했다.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3.5t 미만 차량들은 150만원에서 165만원으로 상향됐고 3.5t 이상 차량 중 6000㏄ 이하는 400만원에서 440만원으로, 6000㏄ 이상은 700만원에서 770만원으로 상향됐다. 노후경유차들의 폐차를 독려하기 위해 보조금을 올린 것이다.

올들어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는 얘기가 부쩍 많아져 콜벤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폐차를 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그 예산은 고스란히 서울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뽑은 대표가 시민들의 세금을 이래저래 쓰겠다는 걸 반대하는 건 아니다. 시민들을 대표하는 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모든 시민들에게 걷은 세금을 특정인에게 노후경유차를 새차로 교체 수 있도록 나눠준다는 건 불만의 소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15일로 예정됐던 버스 노조의 총파업도 결국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막았다. 정부는 버스 총파업 대란을 막기 위해 '준공영제'란 카드를 꺼내 버스 노조의 불만을 잠재웠다. 여기에 더해서 국토교통부와 경기도는 버스 요금도 올리기로 했다. 1250원에서 1450원(일반 시내버스)으로, 2400원에서 2800원(광역버스)으로 각각 인상하기로 한 것이다.

준공영제든, 요금인상이든 결국 시민들 주머니를 털어가겠다는 것이다. 기승전결의 결론은 결국 세금인 셈이다.

버스가 시민들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성이 있고, 그런 차원에서 준공영제를 실시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지하철처럼 총파업이라도 하면 시민들의 발이 묶이고, 국가경제든 가계든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특정 업종의 주52시간 정착을 위해 모든 국민의 세금이 쓰인다는 점에는 반대다. 이런 정책은 누구나 조금의 고민도 없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돈이 부족하면 세금으로 때우겠다는 것만큼 쉬운 방법이 어디 있겠나. 국회는 지난해 2월 노선버스 업종을 근로시간 제한 특례업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1년이 넘도록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버스 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하자 부랴부랴 내놓은 대책이 국민의 세금과 시민의 요금으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라니…. 정부가 주52시간 정착을 위해, 주52시간 근무제의 부작용이나 파장에 대해 진정으로 고민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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