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중공업 노조, 누구를 위한 투쟁인가

대화를 통한 타협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총을 든 상대를 포용하기 위해서는 경계를 풀고 끈질기게 설득해야 한다. 폭력은 답이 아니다.

지난 22일 낮 현대 계동 사옥 앞은 물적분할 반대를 외치는 현대중공업 노조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단시간 안에 끝날 줄 알았던 집회는 저녁까지 이어졌고 덕분에 계동 사옥 안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뒷문을 통해 퇴근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골목을 지나는 일반시민들의 이맛살은 구겨져 있었다. 북촌한옥마을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던 외국인들은 신기한 듯 사진을 찍어댔다.

현재 현대중공업 노조는 주주총회장으로 예고된 한마음회관을 기습 점거해 출입문을 봉쇄한 뒤 외부 진입을 막고 있다. 한마음회관의 하루 이용객은 약 6000명이다. 이곳에는 커피숍, 식당 등 9개 업체가 입주해있다. 건물 3층에는 학교도 입주해있다. 내부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업체와 학교는 휴업과 휴교를 할 수밖에 없다. 노조가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한다는 명분으로 타인의 권리를 거리낌없이 침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점거 과정에서 쇠파이프와 시너까지 보유한 정황이 드러난 사실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28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금속노조는 울산에서 전국 지부장단 회의를 갖고, 현대중공업지부의 파업과 투쟁을 엄호·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지부 역시 29일 긴급성명서를 통해 현대중공업 노조와의 연대투쟁을 결의했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 자회사로 물적분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 자회사(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을 결정한다.

평화적인 타협은 끈질긴 설득을 통해 이뤄진다. 주먹을 쥐면 아무것도 잡을 수 없다. 주주총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유혈사태만큼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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