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여는사람들]맥주장수→계란장수…진심을 파는 영업맨 '장인수'

영원한 영업맨...진심은 어디서나 통한다
▲ 장인수 조인 대표./조인

'고신영달(고졸신화, 영업의 달인)'.

그의 이름 앞엔 늘 거창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해 주류회사 영업사원이 된 그는 만년 2위 맥주회사를 1위로 끌어 올렸다. 그런 그가 홀연 맥주회사를 떠나더니 계란회사 대표로 돌아왔다.

지난 5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영농법인 조인에서 만난 장인수 대표(64·사진)는 화려한 수식어와 달리 수수한 모습이었다. 회사 경영과 특강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그는 피곤한 기색과 달리 영업 이야기를 할 때면 열정으로 눈이 빛났다.

◆ 진실된 소통 하나로 맥주회사 1위로

1990년대 초 하이트맥주에 역전 당한 뒤로 만년 2위 자리에 머물렀던 오비맥주. 그러나 2010년 그를 만난 뒤로 오비맥주가 달라졌다. 2010년 시장점유율 46.3%에서 2011년 51.8%로 절반을 넘어선 뒤 2013년에는 60%를 넘어서 1위 자리를 굳힌 것. 그만의 영업전략으로 14년만에 맥주 정상을 되찾은 셈이다.

그의 영업전략은 단순하면서도 어렵다. '진심'이 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진심이 통하는 작업은 말로만 대화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제대로 알아야 이뤄질 수 있다"며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고 눈높이에서 생각하는 것이 진심이 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의 영업전략은 회사 내부에서 효과를 더했다. 사장에 오른 뒤 6개월동안 800명의 직원을 20~30명씩 나눠 30차례 만난 그는 이후 협력업체의 '돼지 한 마리 바비큐파티'로 대화의 자리를 이어가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오비맥주는 양대 노총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모두 가입돼 있을 정도로 노조가 강했지만, 그가 쌓아놓은 신뢰가 한 몫해 오비맥주 매각 당시 별다른 노사분규가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직원들과 대화를 많이 하겠다고 관리자, 경영자들이 나서지만 실제로 대화하는 것을 보면 본인 생각을 나열하는데 그친다"며 "본인생각을 말하기 앞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오비맥주가 1위 자리로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그들과 쌓은 신뢰 하나로 이뤄낸 성과"라고 했다.

▲ 장인수 조인 대표/조인

◆ "소심하리만큼 세심하게"

2018년 5월 그는 '누리웰' 브랜드로 잘 알려진 영농법인 조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조인은 계란유통 사업을 중심으로 종계, 부화, 비료 등 계란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매일 이곳에서 생산되는 300만개의 계란은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유통된다.

조인의 영업전략이 따로 있냐고 묻자 그는 "맥주서 계란으로 영업분야가 바뀌었다고 영업전략도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때나 지금이나 경영 관리인에게 하는 말은 똑같다"고 했다.

다만 최근 그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소심하리 만큼 세심하게'다. 사회 분위기상 모르는 것이 있어도 아래 직원들은 질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임원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당연히 안다고 판단하고 지시한다는 것. 때문에 상급직원은 상급직원 나름대로, 하급직원은 하급직원대로 소통이 안돼 불편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험의 차이로 인한 결과는 확연하게 다를 수 있다"며 "상급직원, 관리자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직원들에게 본인이 겪었던 문제까지 세심하게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부분은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직원이 적은 중소기업이 유리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 장인수 조인대표가 학생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업경험을 강연하고 있다./장인수 대표

◆ 그의 꿈은 "직원들이 명함 당당히 내미는 것"

일주일에 2~3번, 그는 학생과 중소기업 사장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담을 전해주는 것이 어떻겠냐는 한 교수의 제안이 있어서다.

현재 그는 특강을 진행하고, 특강료에 특강료 만큼의 본인 돈을 더해 기부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강연료를 10개 비정부기구(NGO)에 기부하고 있다"며 "책을 통해 받은 인세까지 전부 기부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그가 기부한 금액은 1억4000만원 가량. 그는 "아이러니 하게 학창시절 그렇게 싫어했던 교육(특강)과 책 선물을 하며 살고 있다"며 "요즘에는 책이 많이 팔려도, 특강료가 많이 들어와도 내심 겁이 난다"며 껄껄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청년들에게 꿈을 작게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는 "작은 목표를 여러 번 성취하면 자신감이 붙기 마련인데, 그렇게 켜켜이 쌓인 경험이 더 큰 목표를 갖게 한다"며 "처음부터 큰 목표를 세워 실천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 장인수 조인 대표./조인

현재 그의 작은 꿈은 '직원들이 명함을 내밀 때 당당하게 내밀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조인이 뭐하는 회사야' 보다는 '아 조인, 좋은 회사에 다니는구나'라는 말을 듣게 하고 싶다"며 "직원들이 출근하기 즐거운 회사, 일할 맛 나는 회사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주)조인 회사 내부 전경./나유리 기자

▲ (주)조인 외부 전경./나유리 기자

▲ (주)조인 외부 전경./나유리기자

한편 장인수 대표는 1955년 전남 순천에서 출생했다. 1973년 대경상고를 졸업한 뒤 군 제대 후 1976년 삼풍제지주식회사 경리부에 입사했다. 이후 1980년 진로에 입사해 1999년 진로 서울권역 담당이사, 2007년 서울권역 상무 등을 역임했다. 2010년 1월 하이트주조·주정 대표이사로 있다 오비맥주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된 그는 2012년 6월 오비맥주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14년 오비맥주에서 퇴임했다. 2018년 5월부터 현재까지 영농법인 조인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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