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 입고 홈뷰티 하고…남자들이 달라졌다

#. 최근 운동에 푹 빠진 직장인 남성 A씨(31)는 헬스장에서 돈을 주고 빌려 입던 운동복을 벗어나 각종 애슬레저룩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A씨는 "퇴근 후 거의 매일 헬스장을 오다 보니 운동복에도 자연스레 신경 쓰게 됐다"면서 "최근에는 레깅스를 구매해 착용 중인데, 주변에서도 많이 입고 있어 민망하지 않다"고 말했다.

'꾸미는 남성'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됐다. 옷과 화장품에 지갑을 여는 남성들이 몇 년간 꾸준히 늘어나면서 남성 패션·뷰티 트렌드도 가파르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녀 패션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남성용 화장품이 보다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한편,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을 타파한 '젠더 뉴트럴' 현상이 주목 받고 있어서다.

▲ 빈폴스포츠의 2019 S/S 레깅스 팬츠./빈폴스포츠

◆레깅스 입는 남자들

'레깅스'는 더 이상 여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자기관리에 철저해진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건강미와 몸매를 드러낼 수 있는 '애슬레저룩'이 인기를 얻고나서부터다.

애슬레저는 '애슬레틱(athletic)'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다. 일상에서도 레저 활동을 즐기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용어로, 애슬레저룩은 편안함과 스타일을 두루 갖춘 스포츠웨어를 뜻한다.

애슬레저룩의 시장 규모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애슬레저 의류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1조5000억 원에서 2020년 3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남성 애슬레저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AK플라자에서 운영하는 AK몰의 2015~2017년 남성 애슬레저룩 매출은 평균 9.3% 성장했다. 이 가운데 남성 레깅스 매출은 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남성 애슬레저룩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남성 애슬레저룩 매출은 전년 대비 17.6%까지 뛰었다.

빈폴스포츠는 올해 봄/여름 시즌을 겨냥해 남성용 레깅스에 이어 레깅스 팬츠 상품까지 새롭게 선보였다. 빈폴스포츠 담당 MD는 "최근 출시한 레깅스 제품에 대한 남성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 레깅스는 러닝, 사이클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시 움직임에 제약이 없고 편안하다는 강점이 있어 여성에 국한되지 않고 남성들에게도 애슬레저 트렌드에 꼭 필요한 필수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성별을 타파한 '젠더 뉴트럴' 현상이 패션업계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운동이 자기표현의 또 다른 방법으로 떠오르면서 레깅스와 같은 다양한 운동용 의류, 액세서리를 찾는 남성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 각질제거기./옥션

◆남성 뷰티도 취향따라

비단 패션뿐만 아니다. 화장품을 고르는 남성들의 눈은 더욱 세심해졌다.

12일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월1일~3월31일) 뷰티 디바이스 남성 구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28% 이상 급증했다. 품목별로 보면, LED 마스크 판매량은 무려 28배(2730%) 늘었고, 각질제거기와 진동클렌저는 각각 72%, 43%로 두 자리 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스킨 케어 단계를 늘리는 남성도 늘었다. 한때, 스킨과 로션 등이 합쳐진 '올인원(All in one)' 제품이 유행하던 것과 달리, 자신의 피부 타입이나 취향에 따른 소비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결과다.

옥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남성용 에센스·크림 매출은 139%로 뛰었다. 또, 피부를 하얗게 만드는 '화이트닝크림'은 20% 성장했다. 반면, 올인원·스킨로션겸용 제품은 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애슬레저룩과 함께 운동 시 사용할 수 있는 남성용 화장품도 확대되는 추세다. 일명 '액티브 뷰티'로, 운동 시 쿨링이나 보습 등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의미한다. 앰엘비 코스메틱스의 '엠엘비그루' 라인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성 러닝족이 늘어나면서 남성용 액티브 뷰티 제품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뷰티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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