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종구 위원장의 출마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요즘 왜 이렇게 공적인 자리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하는 거야? 진짜 출마하려는 거 아냐?."

요즘 금융업계 관계자들이나 기자들이 모이면 항상 나오는 얘기다. 최근 최종구 위원장의 언행을 보면 출마설이 설(說)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진 것이다.

본격적으로 출마설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최 위원장이 강원 고성 산불현장을 찾으면서다. 최 위원장의 고향은 강원도다. 본관이 강릉이고 지역 명문고인 강릉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만큼 출마하기만 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들리는 얘기로는 최 위원장이 강원 산불현장은 찾았지만 피해 복구를 위한 기부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것을 우려해서다.

최 위원장의 출마를 점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 위원장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쏘카(SOCAR), 키코(KIKO) 등에 대해 가감 없이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2일 택시업계와 쏘카·타다 사이 갈등을 놓고 이재웅 쏘카 대표를 향해 "이기적이고 무례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10일에는 키코 사태에 대해 "키코가 분쟁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긴 한다"며 키코 불완전판매로 인한 피해의 배상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동안 전광우, 진동수, 김석동, 신제윤, 임종룡 등 역대 금융위원장 중 최 위원장처럼 공개적으로 자기 생각을 피력한 인물은 거의 없었다. 또 최 위원장은 1982년 행정고시에 합격 이후 30년 이상 관직에만 있었고 말을 아끼는 관료로 평가돼 왔다. 그랬던 최 위원장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출마설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 최 위원장은 "내년 총선 출마 의향이 정말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회의원 출마는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동안 같은 질문에도 불구하고 "그 질문에 답을 하면 논점이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며 말을 아꼈던 것과는 태도가 바뀌었다.

안타까운 것은 최 위원장의 출마설로 금융위 이슈가 정치화되고 금융당국 수장의 출마 여부에 시선이 너무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최 위원장의 임기는 아직 1년 넘게 남았다. 지난 2017년 취임 당시 내세웠던 생산적·포용적 금융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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