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일 경제전쟁' 현장을가다] 눈치게임하는 일본 車…중고차 시장 거래량 '뚝'

▲ 인천 서구에 위치한 엠파크 매매단지에 전시된 차량/김상길 수습기자

"저희도 걱정했는데 별다른 영향은 없어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 분위기가 자동차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자동차 공식 매장과 달리 하루에도 수많은 차량이 거래되는 중고차 시장에서는 일본 브랜드에 대한 외면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방문한 서울 시내 일본 자동차 매장에서 기자와 계약 상담을 진행하던 한 딜러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이전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리셉션에 앉아 있던 한 딜러는 고객과 전화 상담을 하고 있었다.

반면 매매계약이 단기간내 이루어지는 중고차시장은 '일본차'라는 말에 불편함을 보이는 기색이었다. 같은 날 방문한 강남의 한 중고차매장도 마찬가지였다. 끝없이 늘어진 자동차들의 행렬 속에서도 일본 자동차들은 극히 드물었다.

◆품질 좋은 신차(新車), 수요는 여전

서울 강북지역에 위치한 도요타 매장의 한 딜러는 "일본산 맥주나 유니클로 등 비교적 저렴한 소비재와 달리 고가의 제품이다보니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은 여전히 있다"며 "식품, 의류와 달리 자동차는 별개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불매운동 확산 이후 구매를 취소하는 고객이 있냐는 질문에 "고객이 차를 계약하고 인도받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략 3~4개월 소요된다"며 "(일본제품 불매운도 이전) 오래전 주문한 고객들이 이제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약 해지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구매를 결정한 고객의 경우 취소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걱정하는 분들은 아무래도 시기적으로 부담스러울 뿐, 분위기가 풀어지면 다시 주문하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닛산 서울 강북 매장의 한 딜러는 "닛산이라는 인지도 자체가 원래 높지 않은 편이라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며 "고객들이 불매운동 시작 이전에도 일본 브랜드라는 것 자체로 고민을 많이 한 후에 접근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현대나 기아를 신뢰할 수 없고, 독일 브랜드는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일본 브랜드는 '합리적이고 안전하다'는 인식을 가진 분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최근의 반일정서에는) 크게 염두를 안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매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있는지 묻자 직원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 확산 이전과 비교해 분위기와 판매량에 전혀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 매장의 분위기와 달리 일본차 브랜드 전체 판매량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7월 판매량에 따르면 렉서스는 지난달(1302대)과 비교해 24.6% 판매량이 감소했고, 도요타는 지난달(1384대)보다 37.5% 급감했다. 혼다와 닛산도 각각 전월보다 41.6%, 19.7% 판매대수가 줄어들었다.

▲ 닛산 서울 강북 매장 전경/이인영 수습기자

◆불매운동에 눈칫밥 먹는 중고차…日 공급 '뚝'

반면 중고차 매매단지는 왠지모를 긴장감이 맴돌았다. 6일 방문한 강남 중고차매매단지의 수많은 자동차 가운데 일본 브랜드는 많지 않았다. 안내를 담당했던 임 모 실장은 "불매운동이 한창이라곤 하지만 중고차업계에는 타격이 없다"면서도 "물량은 많이 나오지만 딜러들이 굳이 매입하려 하지는 않는다. 괜한 자극을 유발할 필요가 없다"며 일본차 매입 물량 자체가 감소했음을 설명했다.

인천 중고차 매매의 50%를 차지하는 엠파크랜드 역시 소비자들의 눈치를 보는 모양새였다.

이원빈 엠파크랜드 실장은 "7월에는 단 한 대의 일본차도 매입하지 않았다"며 "판매량도 '캠리'1대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였으면 진작 팔렸을 렉서스가 한 달 째 처분이 안 되고 있다"며 "광고를 내기도 꺼려진다"고 털어놨다.

일본 중고차에 대한 '보이콧 재팬'은 온라인상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모바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헤이딜러'에 따르면 불매운동 전후로 중고차 시장 내 일본차 인기가 폭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인피니티 Q50'의 경우 온라인 중고차 경매 출품 수는 127%로 급증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본차가 3만여대 정도로 일본 본사에서는 큰 물량이 아니다"며 "국민적 감정이 격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국내 딜러들 입장에서는 큰 손해가 될 것이다. 정치·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김상길·이인영 수습기자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조국 대란 에 靑, 관련 청원도 결국  비공개  조치
'조국 대란'에 靑, 관련 청원도 결국 '비공개' 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