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철의 쉬운 경제] 부채 디플레이션을 경계하여야

▲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저자 신세철

오늘날 한국경제는 어느 방향으로 몰아칠지 모르는 거친 삼각파도에 내몰려져 있다. 미·중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 틈을 타서 일본은 우리에게 덤비지 말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어, 중상주의로 회귀하는 듯 아시아태평양 경제 질서가 안개에 휩싸여 있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무려 70%에 달하는데다가 내수기반은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 경제성장률 이동평균을 관찰하면 2020년에는 성장률이 1%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내우외환이 겹쳐지는 상황에서 가계와 기업은 어쩔 수 없이 웅크려야만 한다.

가계운용이나 기업경영에서 경기침체에 대응하여 부채 비중을 낮추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호황일 때는 (거시경제상황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실질금리로 자금을 차입하여 수익성이 높은 곳에 투자해 금리를 부담하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leverage) 투자가 효율적 투자기법이다. 그러나 불황일 때는 수익성이 낮아지고 실질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므로 미리 부채를 축소해 가는 방어적 투자가 요구된다. 가계나 기업은 자산을 매각하거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미리 준비하여야 한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보면 디레버리징은 가계, 기업, 정부 부문에서 동시다발적인 부채 수준 감축을 뜻한다. 국민계정에서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의 하락으로 나타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각국에서 나타난 디레버리징은 거시경제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며 불황으로 이어졌다. 2008년 갑작스런 금리인상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촉발되면서 금융기관들은 모기지 관련 자산을 서로 처분하려는데, 자산을 매수할 상대방은 순식간에 사라져갔다. 유동성 부족 문제에 더하여 증권화의 증권화로 말미암은 모기지 자산의 가치산정 어려움까지 더해져 부채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급기야 세계금융위기로 진행되었다.

2019년 현재, 한국경제는 성장잠재력 위축으로 디스인플레이션에서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부채 상환을 미루며 우물쭈물하다가 뒤늦게 각 경제주체들 간에 일시에 디레버리징 사태가 번지면 경쟁적으로 자산을 매각하려 들어 자산가격 폭락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 정도가 심해지면, 자칫 부채디플레이션(debt deflation)으로 진행되어 만사를 그르칠 수도 있다. (만약, 국제 경제 질서가 와해되어 원화가치가 폭락하고 돈을 무한정 풀어댄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자산가격 하락을 재촉하는 부채디플레이션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외면하다가 재앙을 맞을 수 있음을 경계하여야 한다. 정말 문제는 일부 지역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말미암은 착시현상으로 부채디플레이션 그림자를 느끼지 못하다가 더운 물 속 개구리가 될까 두렵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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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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