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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정상화'의 길



"일본에서도 잘한다고 환영할 것이오. 시원하다고 할 것이오. 일본 정부도 그렇게 해야지. 대한민국에서 아주 깨끗이 청산해버리니까. "

2018년 10월 30일 화요일, 수습기자 시절 대법원 판결을 보러 갔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의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이었다. 13년을 이어온 공방 끝에 대법원은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네 명의 원고 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 씨는 승소 후 일본 정부와 신일철주금에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들도 시원하다 할 것이오"하고 말했다. 그러며 "네사람인데 혼자 재판을 받으니 마음이 아프고 눈물도 많이 나오고 설웁다"며 눈물을 닦아냈다.

8개월 후, 이춘식 씨는 "나 때문에 우리 대한민국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네. 나 하나 때문에 그러는가"하고 다시 눈물을 보였다. 이춘식 씨는 억울함을 호소한 결과가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이란 사실에 마음이 아파 눈물을 보였다. 일본에서도 잘했다 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이춘식 씨께서 '나 때문에'란 생각으로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 판결은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사법부가 응당 해야 할 '비정상의 정상화'였다. 사법부에서 잘못을 바로잡았듯, 정부와 기업도 일본에 오래 의존해왔던 비정상적 경제 구조를 바로잡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무역 '보복조치'라 이름 붙인 정부도, 이참에 대일 의존도를 낮추겠다며 국산화 선언을 한 기업도, 단기적으로 피해를 보더라도 일본 제품을 팔지 않겠다 선언한 소상공인도, 일본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도, 모두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

지금 이 진통은 정상화를 위해 겪어야 할 당연한 고통이다. 휘어진 허리를 바로 잡으며 느끼는 아픔처럼 말이다. 더 휜 후에 바로 잡으려면 고통만 더 커질 뿐이다. 그래서 지금 정상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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