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창호 등 부장판사 3명, 첫 법정 출석..."기밀 누설 아냐" 모두 혐의 부인

성창호 등 부장판사 3명, 첫 법정 출석..."기밀 누설 아냐" 모두 혐의 부인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한 수사기록과 영장청구서 내용 등을 수집하고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현직 부장판사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검찰의 공소장이 일본주의에 위배된다는 기존 주장은 철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는 19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세 명의 부장판사 모두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 부장판사는 감색 정장에 푸른색 넥타이, 조·성 부장판사는 회색 정장 차림이었다. 이들은 "직업이 무엇이냐"는 재판장의 물음에 모두 "판사입니다"라고 답했다. 신 부장판사는 재판장이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자 표정이 굳어지며 잠시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들을 때는 착잡한 표정으로 검찰 측을 응시하며 얼굴을 쓰다듬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서 세 부장판사는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신 부장판사는 "저는 당시 사법행정을 담당한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직무상 해야 할 마땅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생각한다"며 "사실관계로 보나 법리 측면에서 보나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조 부장판사도 "공소 제기된 내용을 전혀 인정할 수 없다"며 "상세한 의견은 변론과정에서 차분히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성 부장판사 역시 "기소 내용에 대해 전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구체적인 부분은 앞으로 공판 과정에서 부당하다는 점을 밝히겠다"고 했다.

또 세 부장판사 모두 당초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의 공소장은 일본주의를 위배했다"며 공소장을 수정해달라고 한 주장은 철회했다. "효율적인 재판 진행을 위해서 불필요한 부분에서 심리가 길어지는 것을 시정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변호인들은 "관련 심리 과정에서 재판부에 예단을 심어주지는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재판부는 "재판부의 생각은 예단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피고인들이 굳이 계속 주장하지 않는데 직권으로 공소기각 판결을 하지는 않겠다. 다만 소송에 관계없는 사안일 때는 제한할 수 있다"고 했다.

신 부장판사는 지난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이 법관 비리사건으로 비화되자 당시 영장전담 판사였던 조·성 부장판사로부터 법원에 수사기록과 영장청구서의 내용을 전달받은 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누설한 혐의 등을 받는다. 조·성 부장판사는 당시 영장전담 법관으로서 수사기밀을 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세 부장 판사는 공교롭게도 과거 판결이나 영장실질심사 등으로 여권 지지자들로 부터 '적폐판사'라는 공격을 받았다. 성 부장판사는 지난 1월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 여권으로부터 "적폐 판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신 부장판사도 지난 2017년 11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적부심에서 석방 결정을 내린 이후 '적폐'로 몰렸고, 조 부장판사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가 친여 성향 네티즌의 '신상 털이'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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