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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오갈 데 없는 병들고 가난한 노인



지난 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건물 입구에서 노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남편 A씨(70대)는 심장 질환으로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었고 아내 B씨(60대)는 오래전부터 위암을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19층 복도 창문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의 주머니에서는 "하나님 곁으로 가겠다"는 내용이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58.6명(2015년 기준)으로 OECD 평균인 18.8명의 3배를 웃돈다. 두 번째로 높은 슬로베니아(38.7명)의 1.5배다. 국가인권위가 지난해 발표한 '노인인권종합보고서'에는 노인 4명 중 1명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조사 결과가 실렸다.

기자가 아홉 살이 되던 해 친할머니처럼 따르던 이웃집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병원에서 치매 판정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 다음 날 베란다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인들은 왜 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는 걸까. 사회가 이들을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약자인 노인을 돌봐주기는커녕 눈치 주고 구박한다.

지난 3월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2018년 무임승차로 3540억원의 손실을 냈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액은 전체 적자(5390억원)의 65.7% 수준이다. '무임승차로 생긴 적자는 요금을 지불하는 일반승객에게 돌아간다. 노인에게 500원이라도 요금을 받아야 한다', '무임승차가 웬 말이냐? 노인이라고 우대해줬더니 무료로 지하철 타고 일하러 다닌다. 일할 힘 있는 사람을 노인이라고 무료로 해준다는 게 말이 되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전자에는 6695명, 후자에는 2805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병들고 가난한 노인은 오갈 데 없는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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