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실패해도 '진짜' 괜찮아

"성공은 실패의 시체탑 위에 올려진 예쁜 조약돌이다. 성공과 실패가 이분법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다. 성공의 원재료는 실패다."

지난 8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벤처썸머포럼에서 박병준 콜버스랩 대표의 강연을 들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은 연역법이 아닌 귀납법'이라 설명하며 실패가 쌓여야만 성공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냥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보다 좀 더 가슴에 남았다. 박 대표는 "실패가 우리 사회의 지적 자산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의 말처럼 실패는 성공의 토대요, 사회적 자산이다.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은 순전히 운이다. 실패는 습관이 아닌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스타트업계와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입 모아 말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행정안전부는 이를 위해 오는 20일부터 3일간 '실패박람회'를 연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실패박람회는 다양한 실패경험을 나누고 재도전을 장려해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의 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공공캠페인이다. 정부가 나서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좋다. 정부가 사회적 분위기 전환을 위해 나선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런 실패박람회가 실패했을 때 실질적으로 다시 재도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회적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재기 지원 프로그램보다 전시나 강연, 콘서트 등 문화 행사가 주를 이룬다. 말뿐인 응원이 아니라 실패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응원이 더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난 10일 열린 '재도전 기업인 간담회'에 참가한 박진영 엔닷캐드 대표는 "재도전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사업은 재도전 성공패키지가 유일하다"고 토로했다.

중기부 김학도 차관은 '재도전 기업인 간담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는 내년도 예산 제출을 했는데 재도전 예산도 올해보다 확대해서 배정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창업 도전자들에게 진짜 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 지원이 늘어 국민들이 실패해도 '진짜' 괜찮다 느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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