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쁜 투자자'

"나쁜 사람 쫓아가면 안돼."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한 번쯤 했을 말이다. 청년이라면 어릴적 부모님께 한 번쯤은 들었던 말. '이상한' 혹은 '모르는'으로 대체되기도 하는 이 나쁜 사람은 어떻게 생긴걸까. 그리고 나쁘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성인이 된 후로 알게 된 것은 사람은 처해진 환경,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좋고 나쁨'의 기준은 기준은 상대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착한 투자자와 나쁜 투자자를 구분할 수 있을까. 리스크를 알고 피해를 본 투자자와 리스크를 모르고 피해를 본 투자자를 구분할 수 있을까.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가 커지면서 '좋고 나쁨'을 구분하는 혜안이 간절한 때다.

DLF사태의 책임을 투자자로 돌리는 사람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알면서도 투자를 했다고 말한다. 상품의 수익률이 시중은행의 예금보다 높으니 당연히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 여기서 대상은 리스크를 알고 피해를 본 투자자다.

DLF사태 책임을 금융사로 돌리는 사람은 고의로 상품을 개발해 판매했다고 말한다. DLF 기초자산 금리의 방향성이 바뀌어 원금 전액 손실 등 투자자 손해가 극대화할 가능성이 커졌는데도 이 상품을 판매했다는 것. 여기서 대상은 리스크를 모르고 피해를 본 투자자에 해당한다. 좋고 나쁜 투자자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 한들 어느 누가 피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금융사는 소비자보다 상대적으로 금융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난이도가 있는 투자상품을 판매할 때 투자자를 확실히 이해시켜야 한다. 투자자는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할 경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떤 상품인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설명을 제대로 듣지 않고 상품 가입에 동의한 투자자도 책임에서 벗어날 순 없다. 투자상품의 책임은 상품 설계의 결함이나 불완전판매가 아니라면 투자자가 오롯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11월 초 금융당국은 DLF사태의 종합방안을 마련한다. 어떤 좋은 방안이 마련되더라도 지금처럼 형식적으로 설명을하고 서명을하는 과정이 지속된다면 무용지물이다. 번지르르한 개선안 하나보다 금융당국과 금융사, 투자자 모두 근본적인 관행부터 개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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