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내선 꿈같은 스타트업 'M&A 엑시트'

토종 인공지능(AI)분야 스타트업이 거액의 몸값으로 미국 기업에 팔리면서 주목받았다. 지난 17일 수아랩(SUALAB)이 1억9500만달러에 미국 머신비전 기업 코그넥스(COGNEX)에 인수된 것. 이는 약 2300억원 규모로 국내 스타트업 사상 가장 높은 투자회수(엑시트) 금액이다. 수아랩에 투자한 스톤브릿지벤처스도 투자원금의 3배 가까운 자금을 회수했다. 수아랩의 '대박' 거래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축하와 함께 부러운 눈길을 보냈다.

국내 스타트업엔 인수·합병(M&A)을 통한 엑시트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엑시트 자체도 어렵지만, 이 엑시트의 대부분이 기업공개(IPO)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초기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중 엑시트에 성공한 곳은 5.8%뿐이다. 이 중 M&A로 엑시트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이 중 2.5%에 불과하다. 미국은 전체 스타트업의 약 12%가 엑시트에 성공했고, 이 중 약 80%가 M&A로 투자금을 회수했다.

제2벤처붐이 가시화되면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한국 벤처·스타트업 초기 투자금이 4조원을 넘어설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 "투자를 못 받아서 창업 시작 못한다는 핑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그 이후를 넘보기 어렵다. 스케일업도 엑시트도 아직 힘들다. 해외 자금 수혈이 필수 조건이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아직 한 쪽이 막혀 순환하지 못하고 있다.

중기부 오기웅 벤처혁신정책관은 수아랩 엑시트 사례에 대해 말하며 "국내 생태계에서는 (M&A) 건당 700억~800억원 정도 거래는 나올 수 있어도 1000억원 이상 건은 아직 힘들다"고 설명했다. 대형 자기자본을 필요로 하는데 대기업은 기업 구조 문제로 쉽지 않고, M&A 신고나 가치평가 문제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중기부의 1조원 규모의 M&A 펀드 조성 외에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있지 않다.

중기부는 2022년까지 투자회수 중 M&A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3년 안에 M&A 엑시트 규모를 4배 키우겠다는 것이다. 넘어야 할 산은 많고 목표는 크다. 2022년에는 국내 스타트업들에 M&A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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