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좋은 정책이라도 사회가 모르면 뭔 소용이랴

[기자수첩] 좋은 정책이라도 사회가 모르면 뭔 소용이랴

▲ 손현경 기자

아무리 중요하고 좋은 정책이더라도 사회에서 알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랴. '전문대학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전공심화과정)'은 약 10년 전인 2008년 태동됐다. 하지만 전공심화과정이 사회 인식에 뿌리 내리기에는 10년이란 세월도 채 부족했던 모양이다.

전문대학을 졸업하면 '전문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흔히 '4년제 대학'이라 불리는 일반대학을 졸업할 경우에는 학사학위를 취득하게 된다는 점과 차이가 있다. 그러나 전문대학에서도 일반 4년제 대학을 졸업할 때처럼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이다.

그러나 전문대학이 개설한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을 졸업한 학생들이 홍보부족과 기업들의 무관심 속에 취업시장에서 설움을 당하고 있다.

1~2년간 학교를 더 다니며 현장 중심 실무심화교육을 받고 정식 학사학위를 취득했음에도 기업체 채용 사이트의 학력사항 기재란에 전문대학 학사학위 표기 기능이 없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에 대해 입사지원을 포기하거나, 전문학사 취득자로 학력을 낮춰 지원하는 등 적지 않은 학생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대다수 구인·구직 사이트에도 '대학(2, 3년)'으로 전문대졸자가 지원은 할 수 있지만 전공심화과정이 별도로 표기돼 있지 않다. 학사학위를 따도 이를 인정받지 못하는 셈이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물론 면접관들도 이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제도 자체'를 설명해야 하는 지경이다.

한 채용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들이 전공심화과정 학사학위에 무관심한 건 사실"이라며 "해당 과정을 통해 취득한 학위가 4년제 대학 학위와 동등하지 않다는 편견이 밑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전공심화과정은 4년제 과정으로 이를 이수하면 기사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인식 안 돼 있어 전공심화과정임에도 단순 전문대학으로 취급하면서 접수를 안 받아주더라"면서 "학생들에게는 전문대학에서도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데 정작 사회에서 이런 어려움에 부딪히니 당혹스러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은 전문대학 졸업생의 직무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지도자급 산업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제도다. 이는 고등직업교육 발전을 위한 하나의 좋은 정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정책에 대한 인식을 사회 전체로 확산, 홍보해서 정착시키는 일이다. 아무리 중요하고 좋은 정책이더라도 사회에서 알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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