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편의성도 중요하겠지만 결국은 누가 경쟁력있는 상품을 내놓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날겁니다. 오프라인 지점을 바탕으로 구축해 놓은 고객 방어벽이 사실상 없어졌다고 봐야 합니다."
30일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가 시작됐다. 일단 NH농협·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KB국민·BNK부산·제주·전북·BNK경남은행 등 10개 은행이 대상이다.
오픈뱅킹은 말 그대로 '은행이 보유한 정보를 개방한다'는 의미다. 쉽게 A은행 앱 하나만 있어도 가지고 있는 B, C, D은행 계좌에 얼마가 있는지 조회할 수 있고, 이체도 가능하다.
때문에 서비스 첫 날 은행들의 대응은 그 하나의 앱이 되고자 하는게 대부분이었다. 초반에는 앱의 고객 편의성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는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상품이 관건이 될 것으로 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정책이 전면 시행되면 은행 간 상품이나 자산관리로의 고객과 자금 이동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더 나아가서는 개방된 은행의 데이터를 잘 분석해서 고객의 니즈를 누가 더 빨리, 더 정확히 파악하느냐가 금융기관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오픈뱅킹의 진정한 시작은 은행들 간이 아니라 핀테크 업체들의 뛰어든 이후다. 고객들과의 접점이 당행이냐 타행이냐가 아니라 핀테크 등 제3자 사업자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오픈뱅킹을 먼저 시작한 유럽연합(EU)과 영국은 디지털금융 산업이 급성장하고, 소비자들의 혜택이 크게 늘었을까. 오픈뱅킹 2주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쉽게도 두 부분 모두 낙제 수준이다. 고객을 지키기 위해 정보 접근성을 낮추거나 복잡하게 만들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떨어진 탓이다. 결국 정책 자체의 시행도 의미있지만 오픈뱅킹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