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학종 이해도 부족한 교육부

[기자수첩]학종 이해도 부족한 교육부

▲ 정책사회부 한용수 기자

교육부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3개 주요 대학들의 학종 합격자를 보니, 외고와 과학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 특정 유형의 고교 출신자들의 학생부 성적이 일반고와 비교해 현저하게 낮았다는 내용이다. 이런 결과를 교육부는 대학들이 특정 유형 고교 출신들에게 특혜를 준 정황으로 지목하고, 고교 서열화를 확인했다고 했다.

학교마다 학생들 학력수준이 다르다는 건 대다수 국민들이 다 아는 사실이다. 대학들이 학교마다 학력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모든 학교의 학생부 등급을 똑같이 보고 등급순으로 뽑았을리 만무하다. 이걸 교육부가 13개 대학의 4년치 202만건의 자료를 분석하고서야 확인했다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더욱이 학종은 학생부 교과의 정량적 등급만 보는 학생부교과전형과 다르다. 10여년 전 태생부터 공정성이나 신뢰도 확보가 제도 성패의 키였던 지금의 학종은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대학 교육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자는 취지로 대학의 대표적인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고교에서 진학과 진로를 담당하는 교사 대다수도 2015개정 교육과정에 가장 적합한 전형으로 학종을 꼽는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의 입시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나서 이런 실태조사를 했다는 것도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떨어지는 대통령 지지율과 내년 총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학종과 특목고를 적폐로 지목해 처단하면 공정한 일을 했다는 칭찬을 받을 수 있을 거란 판단을 한 듯 하다.

교육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종의 비교과 평가 항목을 대거 축소·폐지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럴 경우 변별력이 떨어지는 걸 우려한 대학들은 정시 수능 전형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 수능으로 줄세워 뽑는 걸 막기 위해 10여년간 다듬어온 학종을 줄이고 다시 수능으로 되돌리게 되는 셈이다.

교육부가 할 일은 실태조사를 통해 학종 전형 과정에서 입시 부정이 일어났는지, 돈과 권력, 사회적 인맥을 가진 집안 자녀가 특별히 학종을 통해 입학 특혜를 받았는지 들여다보고 필요하다면 수사기관에 수사의뢰하는 일로 충분하다.

전국시도교육감들이 2025학년도 이후 대입 개편안을 마련하는 연구에서 교육부와 정치권을 배제하자고 제안한 이유가 이번 학종 실태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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