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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데이터3법과 국회



1939년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은 토끼와 함께 잠수함에 올랐다. 산소 농도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토끼를 태우면 빨리 위험을 감지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소설 25시 작가 콘스탄틴 게오르규는 이 경험을 작품에 녹여내며 시대변화에 민감한 시인 작가를 잠수함속의 토끼로 비유했다.

2019년 오늘은 1년째 잠자던 데이터 3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오르는 날이다. 데이터 3법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을 개정해 개인정보를 한 번에 관리하고 데이터 활용을 넓히자는 것이 골자다.

1년 내내 국회는 늘 이견(異見)이 없다고 했지만 이익을 위한 의견은 있었다. 데이터를 활용한 자산관리서비스 등을 내놓으려 준비해 오던 핀테크 기업들은 이제 기대조차 안한다. 아슬아슬한 국회만을 바라보고 있기엔 시간이 부족하단 이유에서다.

며칠전 검찰이 차량 호출서비스 '타다'의 영업 방식이 불법이라고 판단해 소카 이재웅 대표 등을 재판에 넘겼다. 논의를 해보겠다던 국회 속 사람들은 그제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사태를 보며 아이러니하게도 잠수함 속의 토끼가 생각났다.

'어디부터 어디까지 사고팔수 있는 지, 아이디어가 있어도 불법이 될까봐 두렵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누군가에게 타다는 생존권을 침해하는 쪽이었고, 배려심은 1도 없는 그런 기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통적인 규제속에서 민감한 쪽은 핀테크 기업이다. 시장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그들에겐 하나의 규제가 숨을 막히게도, 기업의 생사를 쥐고 흔들기도 한다.

국회 그들만의 리그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데이터 산업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그들이 지적하는 낡은 규제가, 그들이 호소하는 불편함이 어린아이들이 부리는 치기 정도로 보였던 건가.

더 이상 국회가 잠수함 속의 토끼를 보며 희망고문을 하거나, 거슬린다고 때려 잡는 잘못은 저지르지 않길 바란다. 그들의 죽음은 바로 우리 산업의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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