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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2019&2020] 재계 지도 바꾸는 M&A

올해는 굵직한 인수합병(M&A) 시장이 열렸다. 국내 대형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바뀌었고, 네이버 라인과 일본 야후 재팬의 경영통합으로 메머드급 인터넷 기업이 탄생했다. 내년에는 수익성 악화에 따른 보험사 M&A 시장이 크게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 '불황타개' 대안, M&A

12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현산 컨소시엄)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금호그룹이 알짜 사업을 매각하면서까지 자금 확보가 절실한 만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둔 양측의 기싸움은 팽팽한 것으로 알려진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건설업의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복안이다. 건설업을 넘어서 유통·레저까지 사업을 확장한 HDC현산은 항공업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월 M&A 의사를 밝힌 웅진코웨이와 넷마블 역시 기업 실사를 마무리하고 인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넷마블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업계에서는 우려가 컸다. 게임회사와 정수기 회사 간 사업 시너지를 쉽게 예상할 수 없어서다.

넷마블 역시 중국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게임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M&A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코웨이의 구독경제 플랫폼과 인공지능(AI) 등 넷마블의 신기술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웨이의 실물구독경제 플랫폼과 넷마블의 신기술(AI, 빅데이터, 클라우드)을 결합해 신규 사업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구독형 렌탈 서비스는 캐쉬카우(현금흐름) 역할을 할 수 있어 성과 변동성이 큰 게임사업과 달리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에는 네이버 산하 '라인(LINE)'과 소프트뱅크의 '야후 재팬' 경영통합 소식이 알려지면서 M&A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거래 규모만 약 17조원으로 올해 발표된 M&A 거래 가운데 최대다.

업계에서는 일본 내 1위 메신저와 1위 포털서비스의 결합으로 메머드급 인터넷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글·페이스북의 아성을 넘볼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이 보유하고 있는 8200만의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와 야후재팬의 6743만명 월 이용자를 합치면 일본 내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검색-뉴스-모바일 메신저-결제-쇼핑-콘텐츠 등을 아우르는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글·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20년, 보험사 M&A 시장 열려

내년 M&A시장은 보험사 매각이 '화두'다.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만 더케이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보험, KDB생명보험이다. 또 MG손해보험, 동양생명보험, ABL생명보험까지 잠재적 매물로 언급되고 있다.

이는 짙어진 저금리, 저성장으로 보험업계가 경영난을 겪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의 자금 운용 수익률이 낮아진다. 특히 확정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팔아놓은 생명보험사들은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보험금을 맞춰주기 위해 역마진을 감수하고 있다.

다행히 보험사를 인수하려는 수요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보험사 인수를 눈독들이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더케이손보의 매수자는 하나금융지주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더케이손보는 교직원공제회 100% 출자회사인 만큼 고객 기반이 튼튼하다. 또 하나금융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하나생명보험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종합 생보·손보를 모두 거느리게 되는 셈이다.

푸르덴셜생명은 내년 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매각가는 2조원 안팎으로 추산,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증권사 투자은행(IB) 관계자는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보험사 M&A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면서 "이들이 내년에 보험사 인수를 위해 적극적인 협상 대상자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내년에도 M&A시장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악화됨에 따라 구조조정 수요와 더불어 사모펀드(PEF) 시장에 유동성도 넘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현재 주요 PEF의 신규 모집 펀드 규모만 15조원이 넘어선 상태"라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알짜 기업들의 공급과 좋은 매물을 찾고 있는 사모펀드의 수요가 풍부해 M&A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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