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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쌍용차 노사 협력…위기의 한국 제조업 본받아야



국내 제조업의 노사 관계는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진행되면 극도로 악화된다. 임금 및 복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민감할 수 있지만 안타까운 부분은 회사의 경영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로 회사가 적자를 기록했지만 노조는 임금 인상을 외치며 파업을 단행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쌍용자동차 노조는 회사 경영 정상화에 발벗고 나서 귀감이 되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 9월 비상 경영에 참여한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상여금 200%와 생산격려금 등을 반납하고 연차지급률도 현행 150%에서 100%로 낮추는데 합의했다.

쌍용차 노조가 현재 회사의 위기에 공감하며 한 발작 물러서면서 연간 1000억원의 인건비를 아낄 수 있게 됐다. 이는 단순히 비용 절감이라는 성과로 정리할 수 없다.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2300억원을 직접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물론 산업은행이 지원에 나설 경우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쌍용차 노사 관계를 지켜보면서 회사가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 당장 새롭게 출시할 신차가 없어 단기간 실적 정상화를 이루긴 쉽지 않지만 쌍용차 노사의 모습을 보면 위기 극복을 위해 서로 협력 자세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소비자 신뢰는 물론 향후 성장 동력을 갖추게 됐다.

반면 경쟁 업체들은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여전히 쳇바퀴를 돌고 있다.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맞을 수 있지만 노조는 당장 내년 월급을 올리겠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6월 '2018년 임단협'을 마무지한 지 6개월 만에 또다시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임협에서 기본급 8%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등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파업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르노삼성은 노조의 파업으로 본사로부터 신차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생산량 반 토막 위기에 처한 상태다.

르노삼성은 모회사인 르노 그룹이 로그를 대체할 신차를 배정하지 않을 경우 2022년 부산공장 생산량이 9만5000대를 기록,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적자 전환과 생산직의 절반인 약 900명 규모 구조조정마저 예상된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2018년 임단협 과정에서 작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312시간의 파업을 벌여 회사에 30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 즉, 회사의 손해보다 최대한 임금을 인상하자는 모습이다.

기아차는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노사간 갈등폭을 좁히는듯 했지만 원점으로 돌아왔다. 오히려 노사 관계는 악화된 모습이다. 노조가 조합원들의 눈치를 보며 돌연 파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철강과 조선업계도 비슷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철강 실적이 하락하고 있지만 현대제철 역시 올해 임단협을 끝맺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총파업과 천막농성 등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노조가 기존의 성향을 그대로 물려받는다면 노사간 갈등이 장기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노조가 총 파업을 진행하며 1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올해 부분파업과 파업을 수시로 벌여왔다.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조업들은 과거의 낡은 관행에 얽매여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회사의 장기적 생존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쌍용차 노조가 뼈를 깎는 쇄신안에 동참했는지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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