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장애'라는 말이 있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를 몰라 망설이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맞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 선택이 쉽지 않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기회는 적고 효용은 높여야 하다 보니 선택은 당연히 어려운 명제가 된다.
결정장애가 생기는 것은 가만히 따져보면 최적 정의 효용을 찾기 위하는 과정이다. 선택과 결정은 적시성도 중요하기에 이리 재고 저리 재다가 결정의 때를 놓치면 실리와 명분도 동시에 잃게 된다. 적당했을 때를 안다는 것이 인생의 소중한 기회이다.
계륵(鷄肋)이라는 비유가 있다. 먹자니 불편하고 버리자니 아까운 경우를 일컫는 비유다. 조조가 유비와 한중 지역을 놓고 전쟁을 벌일 때 지지부진한 승패 속에서 진퇴 여부를 놓고 고민에 휩싸였다. 저녁 식사로 닭국을 먹고 있을 때 장수 하후돈이 들어와 오늘 밤 암호를 무엇으로 할지를 묻자 조조는 무심코 "계륵!"이라고 했다.
하후돈은 군사들에게 '계륵'이라고 암호를 명령 전달했다. 모두가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할 때 장수 양수가 웃으며 말했다. "계륵이라면 닭갈비인데 닭갈비는 버리기는 아까우나 먹을 것이 없으니 승상께서는 한중이 아깝기는 하지만 이득이 없으니 곧 철수할 생각이신 거요. 그러니 모두 짐부터 꾸리시오."
이 말을 들은 군사들이 짐을 꾸리느라 진이 소란스러워졌다. 이를 보고 받은 조조는 깜짝 놀라며 자신의 속마음을 환히 읽은 양수를 살려 두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양수는 군을 어지럽혔다는 죄로 목숨을 잃었고 조조는 군대에 철수 명령을 내리고 돌아갔다.
조조는 처음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귀로에 있었다. 생각을 들키지 않았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양수에게 마음을 들키자 자신의 마음을 읽어버린 신하를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여 양수를 죽이고 깔끔히 철수를 결정한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