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금융' 선정된 P2P업체 '금융사기' 파문

▲ 13일기준 P2P금융업체 팝펀딩의 연체율이 46.15%를 기록했다./팝펀딩 홈페이지

혁신금융 업체가 금융사기 업체로 전락해 파문이 일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혁신 금융' 모범 사례로 선정한 P2P(개인 간) 금융업체 '팝펀딩'이 사기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 것.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동산담보대출 자체가 리스크가 큰 상품이라며 정부의 인프라 마련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 팝펀딩 동산담보대출 구조/금융위원회

◆'혁신금융' 업체가 '금융사기' 업체로?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P2P금융업체 팝펀딩에 대해 취급실태 검사를 실시하고 최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손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투자금으로 돌려 막는 방법으로 분식 회계한 혐의다.

팝펀딩은 중소기업의 재고 자산 등을 담보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빌려주는 동산담보대출서비스를 하고 있다. 기업이 대출금으로 상품(담보)을 만들어 팝펀딩 물류 창고에 입고하면 팝펀딩이 쇼핑몰에서 상품이 팔릴 때마다 배송을 대신해주고 판매대금을 대출금으로 회수하는 구조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팝펀딩의 파주 물류창고를 방문에 동산금융의 혁신사례로 소개했다. 창업·중소기업의 경우 신용도와 부동산 담보 등이 부족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데 기계설비, 재고자산 농축산물, 지식재산권 등 동산담보대출을 이용할 경우 이들의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번 사건으로 금융위원회는 부실업체를 혁신금융으로 홍보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물류창고를 방문하기 전에 금감원에 평판 조회를 했었다"며 "당시엔 팝펀딩에 대한 검사가 시작되기 전이라 문제점이 없어서 일정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팝펀딩은 지난달 말 만기가 도래한 '자비스 팝펀딩 홈쇼핑 벤더 5호'와 '코리아에셋 스마트플랫폼 3호' 상품의 투자원리금을 돌려주지 못한 채 상환을 연기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한 70억원 규모의 '자비스 팝펀딩 홈쇼핑 벤더 5호'는 2개월, 하나금융투자에서 판매한 30억원 규모의 '코리아에셋스마트플랫폼 3호'는 6개월 상환을 미뤘다.

13일 기준 팝펀딩의 연체율(한달 이상 상환이 지연된 연체액 비율, 사모펀드 투자액 포함)은 46.15%로, 전년 동기(14.6%) 대비 31.54%포인트 증가했다.

▲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동산금융 활성화 혁신사례 현장 간담회를 지난해 11월 경기도 파주시 팝펀딩 물류창고에서 방문했다/금융위원회

◆동산담보대출 리스크관리 허술

이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터질게 터졌다'는 입장이다. 혁신금융을 이유로 리스크가 큰 동산담보대출을 무리하게 늘렸다는 것. 동산담보대출의 경우 부동산 담보와 달리 가치평가가 어려운 데다 훼손과 이동, 도난, 자연재해 등 변수가 많아 타 금융회사도 동산담보대출에 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018년 7355억원에서 2019년 9월 말 1조2996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동산·채권 등 담보대출 7902억원과 지식재산권(IP) 담보대출 5094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실적보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인프라 마련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제조업 외에 기술을 인증할 만한 기술도, 평가기관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동산담보대출만 확대하면 부실가능성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동산담보대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는 올해 말이 돼야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부실이 발생하는 경우 캠코가 매각대행·직접매입·부실채권 매입 등을 통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자금회수기구를 상반기 중 마련할 계획이다. 기업 간 연체여부 등 지급결제 행태, 매입·매출의 발생빈도, 회수기간 등 상거래 신용을 지수화해 활용하는 '기업 상거래 신용지수'(Paydex)는 올해 중 마련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산담보대출은 사후관리가 많이 어려운데다 비용도 많이 든다"며 "인프라가 마련되기 전까지 기업여신 부서가 안전한 부동산 담보 대출을 두고 동산 담보 취급에 적극 나서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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