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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환율에 울고 웃는 면세점과 백화점

1985년 뉴욕 플라자 호텔. 막대한 무역 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은 강제로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플라자 합의'를 단행했다. 엔화 가치가 치솟자 일본 수출품 가격은 큰 폭으로 뛰어올랐고,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뜻밖의 이득을 본 건 한국이었다.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았던 한국은 원화 가치 하락으로 막대한 가격 경쟁력을 얻었다. 저금리, 저유가, 저환율이라는 '3저 호황'과 맞물려 한국 경제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역사에 남을 어부지리였다. 오늘날 대한민국 유통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강달러 현상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유통 채널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면세점은 환율 상승 직격탄을 맞았다. 상품 가격이 달러화를 기준으로 매겨지다 보니 세금을 면제받아도 가격 메리트가 떨어져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면세점 4사(신세계, 신라, 롯데, 현대)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신통치 못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길 잃은 소비자들이 향한 곳은 백화점 명품관이다. 원화 기준으로 가격이 고정된 백화점은 가만히 앉아서 저렴하다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 결과 올해 백화점 4사(신세계, 현대, 롯데, 갤러리아)는 나란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올랐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매출 증가세가 매섭다. 롯데백화점은 2016년 이후 외국인 매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전년 대비 25%, 신세계백화점은 3.5배나 외국인 매출이 급증하며, 면세점 대신 백화점을 선택한 '외국인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러나 백화점이 이 횡재에 마냥 취해 있어서는 곤란하다. 1980년대 한국 경제가 3저 호황의 단물만 빨아먹는 데 그쳤다면 오늘날의 번영은 없었을 것이다. 당시 기업들이 벌어들인 막대한 자본을 반도체와 자동차 등 산업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데 아낌없이 투자했기에 고환율 시대가 끝난 뒤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현재 백화점 업계를 맴도는 훈풍에는 환율이라는 외부 요인이 짙게 깔려 있다. 하지만 환율은 언젠가 제자리를 찾기 마련이다. 면세점이 다시 가격 매력을 되찾았을 때도 고객의 발길을 붙잡아두려면, 단순한 환율 차익을 넘어 오프라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압도적인 큐레이션과 특별한 경험을 증명해 내야 한다. 면세점 역시 돌아올 손님을 찾기 위해 자체 제작 상품 등 눈길을 끌 요소들을 발굴해내야만 한다. /손종욱기자 handbell@metroseoul.co.kr

2026-02-25 14:39:32 손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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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출규제와 생산적 금융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강화되자 은행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빠르게 기업 쪽으로 이동했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증가세로 돌아섰고, 겉으로만 보면 금융의 무게중심이 '생산'으로 옮겨가는 듯한 모습이다. 정책 당국이 강조해온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가계에서 기업으로의 자금 이동은 정책 의도와 부합하는 흐름처럼 보인다. 그러나 증가한 숫자만으로 금융의 방향 전환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세부 흐름을 보면 대출 증가분은 주로 대기업과 수도권 기업에 집중됐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은행은 리스크 관리에 더욱 민감해진다. 담보가 충분하고 재무구조가 안정된 차주에게 자금이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연체율 관리와 건전성 지표가 중요한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정책의 의도와 자금의 실제 흐름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다. 금융당국은 포용과 혁신을 강조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문턱은 여전히 높다. 지방 중소기업이나 기술 기반 기업들은 대출 심사 과정에서 여전히 담보와 과거 실적을 요구받는다. 미래 성장 가능성보다 현재의 안정성이 우선되는 구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금이 필요한 곳과 실제 자금이 향하는 곳 사이의 간격은 여전하다. 가계대출을 억제하자 기업대출이 늘었다는 단순한 수치 변화는 정책 성과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곧 경제 전반의 활력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취약한 기업이 자금을 통해 도약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기업대출 확대는 결국 안전한 차주 중심의 자산 재배치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총량 관리가 아닌 방향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특히 지방 중소기업과 기술 기반 기업에 대한 금융 접근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설계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생산적 금융'은 구호에 머물 수 있다. 기술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고, 담보 중심 심사 관행을 보완하며, 일정 부분 위험을 분담하는 정책적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의 자율에만 맡기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분명하다. 대출의 총량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기업대출 증가가 통계상의 성과로 남지 않으려면, 자금이 실제로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과 지역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금융정책이 되어야 한다. 생산적 금융은 말이 아니라 흐름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2026-02-24 14:01:19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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