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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FP 주도권 쥔 중국…K-배터리 전략 시험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둘러싼 배터리 업체 간 기술 경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는 그 경쟁의 중심이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점이다. LFP 기반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우리 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삼원계 배터리를 밀어내고 중국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보급형 모델을 중심으로 채택이 늘어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 국면에서도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가격을 낮추기 위해 LFP 채택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 BYD는 고도화한 새로운 기술인 '차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와 초고속 플래시 충전 시스템'을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배터리를 10%에서 70%까지 약 5분 만에 충전할 수 있고 약 9분이면 거의 완전 충전 수준에 도달한다. 영하 20도 환경에서도 20%에서 97%까지 약 12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777km 수준이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반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대응은 다소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부담이 겹치면서 전기차용 LFP 시장보다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충북 오창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도 일부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SDI 역시 북미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LFP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SK온도 북미 에너지 기업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ESS용 LFP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배터리 기업들은 두 가지 난제를 안고 있다. 하나는 전고체 배터리라는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LFP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현재 수요가 형성된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 대한 대응 전략을 보다 빠르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LFP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K-배터리 기업들이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정부 지원과 함께 산·학계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6-03-11 15:08:14 원관희 기자
[기자수첩] K제약 "깎느냐 마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약가제도 개편안을 놓고 정부와 충돌하고 있다. 정부는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약가 산정률을 하향 조정한다고 하고, 업계는 산업 성장 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한다. 약가 관련 사안은 사실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논쟁이 이전과 다른 이유는 글로벌 바이오 산업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제약 업계를 대표하는 미국제약협회는 의미심장한 보고서를 내놨다. 미국이 수십 년간 첨단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유지하고 있는 혁신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였다. 그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글로벌 데이터에서 미국 기업의 혁신신약 임상시험 점유율은 2015년 46%에서 2025년 33%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4%에서 30%까지 급증했다. 10년 전만 해도 42%포인트에 달했던 양국 격차는 이제 3%포인트 수준까지 좁혀졌다. 임상시험 속도도 중국이 앞선다. 단일 국가 기준 임상 1상과 2상은 미국보다 평균 50% 가까이 빠르게 진행되고 비용도 훨씬 낮다. 한때 '복제약 국가'로 불리던 중국이 주요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비해 국내 제약 산업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실적으로만 살펴봐도 국내 상위 100대 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은 4.8%, 순이익률은 3% 수준에 불과하다. 제약 업계는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연간 최대 3조6000억원 규모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정책 논쟁이 비용 관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나아가 혁신을 촉구하기 위한 보상 강화라는 구태의연한 틀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을 위한 규제, 보조금 등에 대한 논의 역시 마찬가지다.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산업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과 바이오 신기술을 내놓는 경쟁은 이미 가속화됐다. 업계 또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발전한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미래 시장을 주도할 빅파마로 도약하거나 대형 품목을 보유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 제약 업계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제약사, 신약개발, 하긴 하나"라는 질문은 늘 있었고 "그 의구심만큼 수많은 실패에도 끊임없이 도전해 왔음"을 강조했다. 그 노력이 평가절하 되어서는 안된다. 다만 말보다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정부와 산업계 모두 냉정한 진단 위에 다음 단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청하기자 mlee236@metroseoul.co.kr

2026-03-10 15:51:57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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