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업계의 메시지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인공지능(AI)이다. 신작 발표나 기술 소개 자리에서 AI가 언급되는 일은 이제 낯설지 않다. 게임 개발 자동화와 이용자 행동 분석, 콘텐츠 제작 효율화 등 AI 활용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AI 자체가 새로운 화두는 아니다. IT 업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술 혁신의 핵심 키워드로 꾸준히 언급돼 왔다. 다만 최근 들어 게임업계가 이를 기업 전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끌어안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한 변화다.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게임 개발 방식과 콘텐츠 생산 구조를 바꾸는 도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주목할 부분은 '내용'만이 아니다. '누가 말하느냐'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게임의 방향성을 설명하는 역할이 주로 개발 조직에 있었다. 개발 총괄이나 디렉터가 신작의 콘셉트와 시스템을 설명하고 기술 변화 역시 실무 조직을 통해 전달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AI 전략과 기술 투자 방향, 게임 개발 방식 변화 같은 메시지를 최고경영진이 직접 설명하는 장면이 늘고 있다. 기업의 장기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대표들이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게임 산업을 둘러싼 환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모바일 시장 성장세는 둔화했고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개발 비용은 크게 늘었고 신작 흥행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개발 효율을 높이고 콘텐츠 제작 구조를 바꿀 새로운 수단이 필요해졌고 그 해법 가운데 하나로 AI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주요 게임사들은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자동화와 이용자 데이터 분석, 서비스 운영 효율화 등을 잇달아 강조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콘텐츠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한 도구로 AI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결국 AI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기 위한 기술이라기보다 게임사 본업인 신작 개발과 서비스 운영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기반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표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게임 산업의 방향을 설명하는 목소리가 개발 조직에서 경영진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술 변화가 기업 전략과 연결되면서 최고경영진이 직접 메시지를 내고 시장과 이용자를 설득하는 모습도 점점 늘고 있다. 물론 AI가 게임 산업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게임 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여전히 재미있는 콘텐츠다. 그럼에도 분명한 변화가 있다. 게임업계의 전략은 여전히 게임에서 출발하지만 그 방향을 설명하는 목소리는 점점 경영진이 직접 전달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게임은 개발자가 만들지만, 산업의 방향은 이제 대표가 말하기 시작했다.
2026-03-15 11:07:51 최빛나 기자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테슬라에 합류해라"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SNS를 통해 한국을 콕 집어 인재 영입 메시지를 던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 인재를 향해 직접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퀄컴 역시 한국 반도체 연구 인력을 주요 영입대상으로 보고 3D D램 연구개발 전문가 확보에 나섰다. 문제는 이런 움직임이 단순한 채용 경쟁을 넘어 인재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기업들은 파격적인 연봉과 연구 환경, 글로벌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내세워 한국의 우수 인력을 흡수하고 있다. 실제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4년 미국 취업이민 비자(EB1·EB2)를 받은 한국 고급 인재는 5847명으로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의 핵심 두뇌들이 조용히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국내 기업들도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LG는 사내 대학원을 설립해 직원들을 석·박사급 AI 전문가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대학과 협력을 확대하며 인재 선점에 나섰고, SK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AI 조직을 챙기며 젊은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인재 유출의 뿌리는 훨씬 깊은 구조적 문제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대표적인 것이 이공계 인재의 급격한 감소다. 한국에서는 상위권 학생들이 공학보다 의대를 선택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재 유출까지 겹치면 산업 경쟁력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AI와 반도체, 로봇 등 첨단 산업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AI 시대에 인재는 더 이상 기업의 자산만이 아니다.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원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인재 확보 경쟁은 기업의 몫으로만 남겨져 왔다.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한국 기업이 인재를 지킬 수 있느냐가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가 인재를 붙잡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AI 인재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패배한다면, 그 대가는 생각보다 훨씬 클지 모른다.
2026-03-12 16:12:00 차현정 기자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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