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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과의 유통기한

누군가에게 잘못한 일이 생겼다. 그렇다면 사과를 몇 번이나 할 수 있을까. 혹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기자 본인도 사과는 쉽지 않다. 사과의 표현 자체는 어렵지 않다. 누군가의 발을 밟았을 때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를 줬을 때, 내가 상처를 줬음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잘못한 사람은 사과를 한두 번, 많아야 몇 차례 더 할 수 있다고 여긴다. "한 번 사과했으면 됐지" 라는 생각을 한다. 편리한 사고방식 아닌가. 철저히 가해자의 사고방식이다. 피해자는 상처를 평생 안고 갈 가능성이 높다. 그 상처는 불쑥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서 피해자가 상처를 꺼내 보이면, 또다시 사과를 들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통상 시일이 지났을 경우 가해자는 "언젯적 이야기를 하느냐", "내가 사과했지 않느냐"며 태도를 바꾸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게 꼭 사적 관계에서만 적용되는 이야기일까. 일제강점기 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일본 정부가 제대로 사과했다"는 명제가 있다고 치자. 이 명제는 참일까, 거짓일까. '거짓'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일본 정부가 사과했다고 여기지 않아서다. 왜냐하면 사과는 '받는 사람이 느꼈을 때' 비로소 사과가 되기 때문이다. '통석의 념(痛惜の念)'. 일본어로 매우 슬퍼하고 애석하게 여기는 생각이라는 뜻이다. 아주 생소한 표현이다. 더구나 '애통하고 애석하다'는 표현은 반성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후회'에 가깝다. 이런 식의 발화는 사과로 인식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내란은 어떨까. 내란수괴 혐의자가 탈당했으니 상관 없을까. 그 사람은 그 당 당원들이 뽑은 대선 후보였다. '1호 당원'이었다. 그렇다면 사과가 도리 아닐까. 그럼에도 그들은 1년이 지나서도 사과를 두고 입씨름을 벌였다. 그 당 일부 인사들은 "언제까지 사과를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사과를 했다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그 사과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한 것에 대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국민들이 이런 것을 '사과'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렇기에 사과는 피해자 입장에서 해야 한다. 그리고 '유통기한'이나 '적당히'라는 게 존재할 수 없다. /서예진기자 syj@metroseoul.co.kr

2025-12-17 15:01:07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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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숫자보다 중요한 것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독주가 길어지고 있다. 로보락·에코백스·드리미 등 중국 브랜드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장악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 출시는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주도권이 중국 쪽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러한 점유율 구도를 곧바로 중국 기업들의 기술 우위나 시장 입지의 공고화로 해석하기에는 다소 복합적인 맥락이 있다. 중국의 시장 지배력은 거대한 내수를 기반으로 형성된 측면이 크다. 특히 중국 정부는 자국 브랜드와 자국 상품 소비를 장려했고 이른바 '애국 소비' 흐름 속에서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들은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가격 경쟁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최근 중국 제품들의 품질 또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과거 저가·저품질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제는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우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여전히 넘지 못하는 벽이 있다면 '브랜드 파워'다. 글로벌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 가전에 대한 신뢰 문제는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보안, 개인정보 보호, 내구성 등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중국 기업들이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약점으로 꼽힌다. 이 지점에서 국내 기업들이 꺼내드는 카드는 바로 AI와 보안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로봇청소기 제품에 자체 보안 솔루션 '삼성 녹스'를 적용하고 LG전자는 'LG 쉴드'를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단순히 청소 성능 경쟁이 아니라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임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기술력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차별화 포인트를 분명히 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비스포크 AI스팀'은 100도의 고온 스팀과 100W 흡입력을 갖췄고 4cm 이상의 매트와 문턱을 넘는 주행 성능을 강조한다. 구석이나 벽면을 인식하면 브러시와 물걸레를 확장하는 '팝 아웃 콤보' 기능도 적용됐다. LG전자는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두 가지 라인업을 내세우고 있다. LG전자의 신제품은 세계 최초로 로봇청소기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을 적용해 청소 성능과 위생 관리의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중국이 속도로 치고 나가는 동안 한국은 완성도를 고르고 있다. 단기간 점유율 경쟁에서는 뒤처질 수 있지만, 기술 신뢰와 사용자 경험이 중요한 로봇청소기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결국 선택은 소비자가 하게 될 것이다. /차현정기자 hyeon@metroseoul.co.kr

2025-12-15 16:01:37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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