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류 트렌드 '줄이고·낮추고·작아지고'
올해 주류 트렌드는 '줄이고·낮추고·작아지고'가 될 전망이다. 도수를 내리고, 용량을 줄이고, 열량을 낮춘 주류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트렌드에 맞춰 '헤비(heavy)'한 타입의 주류에서 벗어나 편리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며, 건강까지 생각한 제품으로 혼술족, 횰로족(나홀로+욜로), 여성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혼밥'과 더불어 '혼술'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혼자 마시기 좋은 작은 용량의 주류 출시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저용량 주류만을 모아 판매하는 전문 매대 '세븐바 시그니처'를 마련하는가 하면, 홈플러스는 미니사이즈 양주 기획 세트를 내놓기도 했다.
수입 주류 전문 유통 기업 비어케이는 한 샷 크기의 미니사이즈 RTD(Ready To Drink) '트위스트샷'를 출시했다. 트위스트샷은 25㎖ 사이즈로 분리된 잔에 두 가지 플레이버가 담겨있는 미니 칵테일이다. 화려한 컬러와 상큼한 과일 플레이버로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겨냥했다.
와인도 미니사이즈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칠레산 와인 가또 네그로(Gato Negro)는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375㎖ 용량의 미니패키지를 선보였다. 기존 와인 용량에 비해 약 절반 정도 사이즈에 플라스틱 위글잔으로 구성하여 1인 가구를 겨냥했다.
부담 없이 술을 즐기는 사회 분위기 확산과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알코올 도수가 높은 '센 술'보다는 순한 술을 선호하는 흐름 역시 두드러지고 있다.
이를 가장 잘 반영한 업계는 위스키 업계다. 골든블루는 저도 위스키 시장을 개척했다. 부드럽고 순한 주류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40도 이하의 위스키를 내놓으며 저도주 열풍을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골든블루 사피루스' 리뉴얼 제품이 약 2달 만에 100만병이 팔렸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17년산 몰트 위스키 원액을 사용한 35도 저도주로 더 스무스 바이 임페리얼을 출시했다. 제품명에도 낮은 도수의 부드러움을 강조한 '스무스'를 적용하여 보다 직접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소주도 순한 제품이 두드러진다. 하이트진로는 참나무통 숙성원액을 블렌딩한 프리미엄 소주 '참나무통 맑은이슬'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소주에 참나무통에서 3년 이상 숙성한 쌀 발효 증류 원액을 블렌딩했으며, 알코올 도수 16도로 부담 없이 즐기기 원하는 젊은 직장인들과 여성 소비자들에게 제격이다
무학은 창립 90주년을 맞아 선보인 신제품인 '좋은데이 1929'를 기존 좋은데이보다 1도 낮은 15.9도로 출시했다. 만 19~29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제품은 젊은 소비자들의 주류 트렌드를 약 2년간 분석하여 기존 제품보다 부드럽게 마실 수 있도록 도수를 낮추어 출시했다고 밝혔다.
즐겁고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욜로족들과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는 여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칼로리와 당 함량을 낮춘 술도 각광을 받고 있다.
롯데주류는 기존 제품 대비 당 함량을 99% 줄이고 칼로리는 30% 가량 낮춘 순하리 리뉴얼 제품을 출시했다. 한 병 기준으로 각설탕 6~7개 분량에 달하는 당을 줄여, 과일향 소주를 좋아하지만 당 함량 때문에 쉽게 선택하지 못했던 여성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2인 가구 증가 등 최근 트렌드가 편리하고 가볍게 즐기는 것으로 바뀌고 있어 저용량, 저도주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며 "여상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칼로리와 당 함량을 줄인 제품들도 등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