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바꾸고 업종 유지하니 일석이조 효과 있어"
최근 기존의 업종은 유지하면서 간판을 바꿔 재 오픈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과거 매장은 그대로 두고 간판만 바꾸는 말 그대로 간판바꾸기와는 다른 것이다.
포항에서 김밥 전문점을 운영하던 강모씨(45)는 최근 죽 전문 한식 웰빙 프랜차이즈 죽이야기로 업종을 바꾼 뒤 매출이 약 7배 가량 늘었다.
이 매장은 법원 및 인근에 상가가 밀집해있어 상권이 안정적으로 형성돼있는 곳이다. 강 점주가 과거 운영하던 김밥전문점의 일 평균 매출은 10만원을 웃 돌았고 기본 김밥이 한 줄에 3500원으로 객 단가도 그리 낮지 않은 편으로 격이 저렴한 편이 아님에도 일 매출이 저조하게 나타났다. 강 점주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했지만 매출이 지속적으로 10만원 내외를 기록하자 창업 2년 만에 업종변경을 하게 됐다.
그러나 한 번 매장 오픈 경험이 있는 점주에게 또 한 번의 창업 투자 비용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강 점주는 이번 업종변경을 택한 이유로 본사차원에서 인테리어 시공 비용의 최대 30% 지원과 같은 외식 업종으로 시설 투자비용의 최소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죽 제품이 경기 변화에 영향을 덜 받아 장기 운영에 유리하고, 죽을 비롯해 볶음밥, 덮밥 등 다양한 한식 메뉴를 함께 선보여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손님 유치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충남 아산에서 스몰비어를 운영하던 이모씨(33)는 퓨전 한우육회 이자카야 육회 이야기로 업종을 변경한 뒤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아산 상권은 주변에 크고 작은 술집이 모여 주점이 형성되어 있으며, 유동인구가 많은 삼거리 코너에 위치해 있다. 안정적인 상권이 형성된 건너편에 비해 개발이 진행중이어서 고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점주는 고급 육회와 주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어 고객을 확보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 했고, 비슷한 주류업종으로의 변경을 결정했다. 육회이야기는 본사에서 업종 변경 시 간판 교체를 무료로 지원해 점주의 부담을 덜어주며, 가맹 10호점 오픈 시까지 가맹비와 교육비를 면제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점주 입장에서는 재 창업에 들어가는 약 7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당일 도축한 신선육으로 만든 고급 한우 육회를 200g에 1만5000원에 제공한다. 1인당 1만원에 소주, 맥주, 사케 3종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무한주류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아 방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개인 족발집을 운영하다 떡볶이 프랜차이즈로 업종을 변경한 최모씨(37)도 있다. 최 점주는 기존 개인 족발집을 운영 할 때보다 매출이 5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업종을 변경하게 된 이유를 매출이 점점 떨어져 고민하던 중 주변에 떡볶이 집이 없다는 것을 조사한 후 업종변경을 결정하게 됐다. 최 점주는 본사 차원에서 레시피를 개발해주고, 가맹점의 불만사항을 같이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프랜차이즈 업종 변경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 속에 업종 변경을 희망하는 점주들이 늘고 있다"며 "점주의 재 투자 비용 부담과 매출증대가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