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정치>국방/외교

개인전투체계, 중국에 밀린 한국군 망상 속에 빠졌나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내 최대규모의 방위산업전시회 '서울 ADEX 2021'에서 육군은 미래형 개인전투체계를 선보였다. 그렇지만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개선점이 보이지 않아, 중국 인민해방군(중국군)의 체계보다 후진적이란 평을 받았다.

 

중국과 한국의 미래형 개인전투체계. 왼쪽 중국의 개인전투체계는 현재 사용되는 방탄복과 헬멧의 성능을 방해하지 않고 사용이 가능한 형상이다. 중국군이 들고 있는 5.8밀리 소총은 인체공학적인 독자설계다. 반면, 오른쪽 한국군은 외피만 있는 방탄복에 통합배터리를 사용하는 개념이지만, 전투활동성측면에서 현실화되기 힘들다는 평을 받는다. 편집=문형철 기자

◆중국군 19식 개인전투체계에 뒤진 한국의 미래형 개인전투체계

 

중국이 2019년 공개한 19식 개인전투체계는 서구화 및 현대화를 넘어, 미 육군이 추진 중인 '통합 시각 증강 시스템(IVAS)'와 유사한 형태로까지 발전했다. 구체적인 제원 등이 공개된 바 없지만, 형상으로 미뤄 볼 때 육군의 미래형 개인전투체계보다 실전적이고 선진적인 체계다.

 

육군이 공개한 미래형 개인전투체계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워리어플랫폼의 다음 단계로 추진 중인 연구과제다. 지난해 10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DX KOREA 2020'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기자들을 대거 초청했던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도 공개됐지만, 일부 전문기자들은 '이 체계가 전투원의 전술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는 평을 내렸다.

 

2018년 11월께 김용우 전 육군 참모총장에 의해 낙후된 육군의 개인전투장구류를 현대화하겠다는 '워리어 플랫폼' 사업이 공개되면서 ADD는 미래 개인전투체계에 대한 연구안 등을 공개해 왔다. 그렇지만, 야전에서는 '현실과 너무 먼 미래만 보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최고의 국방과학기술 연구진이 모여 있는 ADD가 일명 '아톰 미사일'이라고 불린 손목발사형 미사일 등을 미래 개인전투체계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야전의 군인들은 "소형화된 미사일이라도 발사 후복풍이 발생에 전투원의 부상을 피하기 어렵고, 미사일 휴대하고 있는 전투원의 수류탄이나 40밀리 유탄보다 살상력이 낮을 것"이라며 "현재 개인의 전투장비와 장규류에 대한 문제부터 짚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익명의 한 장교는 "당초 검은색 타이즈와 오토바이 헬멧을 뒤집어 쓴 형상의 미래보병을 2020년까지 전력화 하겠다더니, 검정에서 화강암 위장무늬로만 바꾼 것이냐"면서 "2020년 원더키디라는 만화영화도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는데 ADD의 미래보병 또한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중국 베트남과 분쟁 이후 개인전투체계에 꾸준한 투자

 

한국국이 과도한 미래환상에 빠져 있는사이, 한국을 비롯한 서방진영보다 전력지원체계가 현격히 뒤떨어져 있던 중국은 이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어오고 있다. 발전의 계기가 됐던 것은 1979년 2월에서 3월 사이에 벌어진 중국과 베트남 간의 중월전쟁이었다. 크고 작은 분쟁에서 중국군은 베트남군에게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개인전투장비와 전술의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중국군은 양면을 뒤집어 입을 수 있는 위장복인 '쌍면미채복(雙面迷彩服)'을 보급했다. 그렇지만, 한국군의 피복류보다 품질면에서는 조악했고, 중국군 다수는 65식 군복을 착용했다.

 

65식 군복은 미군의 '우드랜드(WOODLAND)'위장 패턴을 본 떠 만든 '87식 미채복'이 중국군에 전면 보급되면서 모습을 감췄다. 중국군은 무기체계 뿐만 아니라 각개 전투원의 개인 전투장비의 현대화에도 꾸준한 투자를 해왔다. 2007년께 채택이 된 '07식 미채복'은 한국군 보다 먼저 디지털 픽셀 위장무늬와 상의를 바지 밖으로 빼입는 '4포켓(POCKET)' 형식을 채택했다. 지하족과 같은 운동화형 전투화 대신 서구진영의 컴뱃부츠형 '전투화'와 귀와 후두부를 덮는 'PASGT형 헬멧'이 보급됐다.

 

지난 2019년 10월 1일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 공산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열병식에서는 '19식 전투복'과 '19식 개인 전투장비'가 등장했다. 위장 픽셀의 크기와 색상이 엉성했다는 지적을 받았던 중국군이었지만, 19식 미채복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미군처럼 다양한 전장환경에서 어느 정도의 위장효과를 내는 '멀티터레인 패턴(MTP)'기능을 추가했다. 방탄헬멧과 방탄복은 미국 영국의 장점을 따, 중국군에 최적한 형상으로 만들어 냈다. 비슷한 시기 한국군은 'MTP'의 전장운용 개념과 상반되는 '호랑이 무늬', '태극 무늬' 등 상징성을 가미해 일반적이지 않은 위장패턴을 개발했고, 육군의 수뇌부가 이를 시범착용을 하고 있었다.

 

(왼쪽부터) 2019년 육군 참모총장이던 서욱 현 국방부장관이 호랑이 위장무늬 전투복을 입고 있다. 07식 미채복 이후 19식 미채복 도입 사이에 이용된 중국군의 MTP 위장복과 이에 영향을 받은 북한군. 편집=문형철 기자

개인 전투체계가 전투원 개인의 전투력과 생존성 보다 '정치적' 또는 '상징성'에만 중점을 둔 것 아니냐는 야전의 불신이 나오면서 '워리어 플랫폼'에 대한 추진력도 떨어진 것 같다는 육군 안팎의 분석도 나왔다. 때문에 '한국군은 한발도 떼지 못하면서 10보를 뛰어넘으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루한 국방규격의 수호 속에 꿈꾸는 웅장하고 거룩한 미래'가 한국군을 개인전투체계 후진국으로 가둬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익명의 업체관계자는 "업체가 연구를 하더라도, ADD가 연구를 나서면 설 자리가 없다. 과학기술전문사관들이 있다지만,야전을 나가본 적 없는 이들이 공학적 구조만 내세우면 답이 없다"면서 "보급품 보다 더 나은 제품을 제시해도 성능이 아닌 모양을 고집하는 국방규격에 또 가로막힌다"고 말했다.

 

익명의 장교는 "고루한 국방규격에 갇혀 세계적 흐름에 못 따라가는 K-갈라파고스도 문제지만, 전력지원체계에 대한 예산을 박하게 편성하는 기획재정부도 개인전투체계를 최저가입찰에 묶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