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참여가 가능한 국내 인구 비중이 198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0년대 초중반 정점(총인구의 73.4%)을 찍고 내리막을 내닫고 있다. 이는 국제기구 등이 향후의 한국 경제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부분 중 하나다. 다른 주요국 다수도 생산가능인구 비중 하락을 겪고는 있지만 그 속도가 우리나라만큼은 아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5~64세 인구는 지난 7월 말 기준 68.8%로 집계됐다. 불과 1년 전의 69.6%에 비해서도 0.8%포인트(p) 낮다. OECD와 행안부가 보유한 통계를 종합하면, 국내 일할 수 있는 인구의 비중은 1989년(68.6%) 이래로 36년 사이 최소 수준이다. 이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급증을 20·30대 청년층이 상쇄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됐다. 상황은 갈수록 심각하다. 14세 이하 유소년 수의 급감 탓이다. OECD가 2022년도 집계로 비교한 주요 52개국(회원국+비회원국) 비교에서 한국보다 유소년 비중이 낮은 곳은 없었다. 한국의 14세 이하 인구가 11.5%인 반면, 남아공은 28.1%, 이스라엘은 27.8%, 인도는 25.3%, 멕시코는 25.1%에 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24,5%)와 아르헨티나(24.0%), 브라질(20.5%)도 20%를 웃돌았다. 15% 선을 넘은 국가는 미국(17.8%)과 러시아(17.7%), 프랑스(17.4%), 중국(17.2%), 영국(17.1%), 노르웨이(16.8%), 캐나다(15.6%), 네덜란드(15.4%) 등이었다. 주요 20개국(G20) 평균이 20.3%, 유럽연합(EU)이 15.0%로 나타났다. 최근 출생아 수가 반등했으나 전망은 밝지 않다. 유엔(UN)은 한국을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하고, 출산율이 인구 대체 수준(2.1명 이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0.1%에 그친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이달 초 '2025 인구보고서'를 발표하고, "새 정부가 국정 기조를 세우는 이 시점에서 인구 문제에 대한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2025년 대한민국은 중대한 인구 전환점에 서 있다. 지금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100년 후 대한민국의 모습을 결정할 것이기에 아직 기회가 있다"고 했다. 일할 사람이 없는데 국가 성장으로 연결될 리 만무하다. 지방 경제는 훨씬 더 심각하다. 메트로신문이 올여름 가 본 경남의 한 군 지역은 15년쯤 전에 비해 크게 달라져 있었다. 2008년 유동인구가 꽤 많았던 읍내는 주말임에도 매우 한산했고, 외지인들까지 찾아오던 유명 공원에서 왁자지껄 뛰놀던 아이들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동네 할머니들만이 모여 노래대회를 하고 있었다. 가장 젊게 보이는 분들도 최소 70대 초반은 돼 보였다. 이 지역 인구는 15년 만에 5000명(12.5%) 넘게 줄었다. 대전과 대구 등의 광역시에서도 이른 저녁부터 불 꺼진 상점을 흔히 볼 수 있다. 가장 젊은 도시라는 세종에도 상가 공실이 늘어만 간다. 민간소비 등의 내수가 살아나기 힘든 구조적 문제를 '인구 구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환경을 둘러싼 국제 질서는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는 사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미·대중 교역을 병행하는 우리 수출기업들에 난처한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미국발 상호관세가 전 세계 상품에 매겨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힙입어 가격경쟁력 효과를 톡톡히 보던 기업들이 일본 및 유럽 기업들과 같은 위치에서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 세 곳 모두 미국 수출 시 관세 15%를 부담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협상 타결로 통상 불확실성은 완화했으나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하방 압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글로벌 가치사슬을 감안하면 향후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는 대미국 수출뿐 아니라 여타 국가로의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내부 갈등도 성장에는 저해 요소다. 새 정부가 사회부문 격차 해소에 나설지 주목된다. 지난해 기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174만8000원으로, 2023년(166만6000원)보다 커졌다. 그간 사실상 매해 격차 확대가 거듭됐다. 올해 액수 차이는 200만 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8월 펴낸 보고서에서 "한국이 정규직에 대해 지나친 수준의 고용 보호를 하고 있다"며 "이를 누그러뜨릴 시 경제활동 생산성 및 일자리가 5% 정도 증가할 수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OECD 집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29.3%에 달한다. 남자 중위임금(고임금 순으로 일렬로 세웠을 때 정중앙 값)이 400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여자는 중위임금 기준으로 이보다 29.3% 적은 282만8000원을 받았다. 이제 더 이상 손놓고 바라볼 수 없다. 새로운 활력을 쏟아부어야 할 때다. 새 정부의 방향 설정이 기점이 되어야 하고, 우리 경제의 핵심 동력인 기업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최근 3년 사이 50%나 급등해 전력 다소비 업종인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산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중국 등 주요국보다도 월등히 비싼 전력비용은 정부의 산업 인프라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해외 이탈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1일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 등 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2018년 kWh당 106원을 시작으로 2022년 119원, 2023년 154원, 2024년 168원을 거쳐 2025년 상반기 179.23원이었다. 최근 7년 사이 약 70% 오른 것이며 특히 2년여전부터 급격한 상승추세다. 같은 기간 주택용은 2018년 107원을 시작으로 2022년 121원, 2023년 150원, 2024년 157원에 이어 2025년 상반기 155.22원을 기록하며 최근에는 보합세를 보였다. 이러한 인상률의 차이로 인해 산업용 전기요금은 십수 년 만에 처음으로 주택용 전기요금을 앞서게 됐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1994년부터 2022년까지 20년이 넘는 기간 주택용 전기요금보다 낮은 가격대를 유지해 왔으나, 2023년 반전했고 2025년 상반기에는 그 격차를 크게 벌렸다. 일각에서는 여론을 의식한 정부의 소극적인 주택용 전기요금 대처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기요금의 과도한 인상과 역차별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만의 과도한 증가세는 국내 기업의 해외 이탈 여지를 키워 '오프쇼어링(기업의 서비스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번지고 있다. 2024년 12월 기준 미국 산업용 전기요금은 약 121.5원/kWh, 중국은 129.4원/kWh 수준으로, 국내보다 저렴한 축에 속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4년 지속가능경영(ESG)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전력 사용량은 2021년 1만921기가와트시(GWh)에서 2023년 1만2011GWh로, 삼성전자의 전력 사용량은 1만9132GWh에서 2023년 2만3217GWh로 각각 약 10%, 20% 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할 시 SK하이닉스는 약 7000억원대의, 삼성전자는 약 1조6000억원대의 전기요금이 추가됐다. 반면 지난해 기준 미국 산업용 전기요금인 121.5원/kWh로 전기요금을 계산할 시 SK하이닉스는 약 3000억원, 삼성전자는 약 8000억원의 추가 전기요금이 도출된다. 이는 국내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의 절반 수준으로,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의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비용감축-이윤 확대에 매달려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더 나은 조건의 해외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생산 공정 특성상 클린룸(항온·항습 유지), 웨이퍼 가공 장비, 냉각 시스템 등에 막대한 전력을 투입해야 하는 전형적인 전력 집약적 산업이다. 일부 기업들은 전력구매계약(PPA)이나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자체 설비 도입을 검토 중이나, 대규모 반도체 팹의 경우 결국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망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국내 일자리 창출, 세수 확보, 기술 생태계 유지에도 직결되는 사안이다"라며 "전기요금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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