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 지 약 넉 달 만에 팬들과 공식적으로 이별을 나눴다. 10일(한국시간)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슬라비아 프라하전 경기 전, 구단은 손흥민을 위한 '홈커밍 행사'를 마련했다. 스타디움 전광판에 손흥민의 모습이 등장하자 6만여 관중이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10년간 토트넘 소속으로 454경기 173골,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그리고 유럽대항전 우승이라는 굵직한 기록을 남겼고 이날 팬들은 그를 '클럽 레전드'로 환영했다. 손흥민은 기립박수 속에 입장해 잠시 환호를 즐긴 뒤 마이크를 잡고 "여기서 보낸 10년은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스퍼스는 영원히 제 집이고, 여러분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LA에서도 늘 여러분을 기다리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지난여름 LAFC 이적 당시 하지 못했던 공식 작별 인사가 이날 비로소 완성됐다. 이날 행사에는 클럽의 또 다른 상징적 인물인 레들리 킹도 깜짝 등장해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어 대형 스크린에는 가레스 베일이 보내온 영상 메시지가 재생됐고, 베일은 "마지막 시즌에 트로피를 들고 떠나는 선수는 많지 않다. 넌 진정한 레전드"라며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토트넘 과거와 현재의 레전드들이 하나의 무대에서 손흥민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경기장 내부는 물론 라커룸 복도까지 '손흥민을 위한 밤'이었다. 손흥민은 전 동료들과 포옹하며 짧은 재회를 나눴고, 팬들은 손팻말과 응원가로 그의 동선을 따라가며 작별의 박수를 보냈다. 행사에 앞서 손흥민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토트넘이 새롭게 제작한 대형 벽화였다. 스타디움 인근 건물 외벽 전체를 사용한 이 벽화에는 손흥민의 유로파리그 우승 세리머니, '찰칵' 포즈, 태극기를 두른 모습 등이 담겼다. 구단이 레전드를 기념하기 위해 외벽 전체를 헌정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현재 MLS LAFC 소속으로 활약 중이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북런던이 다시 그의 '집'이었다. 떠났지만 사라지지 않은 존재, 전성기와 희망을 함께한 선수로서 손흥민의 이름은 여전히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살아 있는 전설'로 남아 있었다.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리던 원로 영화배우 김지미(김명자)가 별세했다. 향년 85.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지미는 미국에서 눈을 감았다. 그는 최근 대상포진과 그 후유증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영화인장을 준비 중이다. 1940년 충남 대덕군에서 출생한 고인은 1957년 덕성여고 재학 중 명동에서 김기영 감독에게 길거리 캐스팅됐다. 1957년 열일곱 살에 김 감독의 '황혼열차'(1957)로 데뷔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인기 연재소설인 박계주 원작의 '별아 내 가슴에'를 홍성기 감독과 함께 작업했다. 이 영화로 언론과 대중의 호평을 동시에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예명 '지미(芝美)'의 의미처럼, 난초를 닮은 청초함의 대표주자였다. 대표작인 임권택 감독의 '비구니'(1984) '길소뜸'(1985)를 비롯해 700여 편에 출연했다. 전성기이던 1960~70년대에는 한 해에 30여편씩 영화를 찍었다. 고인은 김기영·임권택 뿐 아니라 김수용 등 당대 최고 감독들과 작업했다. 특히 1960~70년대 압도적인 미모로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리며 시대를 빛냈다. 김지미의 행보는 굳이 여배우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독보적이었다. '티켓'(1985·감독 임권택), '명자 아끼꼬 쏘냐'(1992·감독 이장호) 등을 제작했다. '아메리카 아메리카'(1988), '물의 나라'(1990) 같은 작품도 이곳 통해서 만들어졌다. 1990년대 이후로는 연기보다 영화인협회 이사장,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비대위 공동위원장,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등 한국 영화계 발전에 힘 썼다. 2002년 영화진흥위원회 내외의 갈등으로 위원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2010년에는 부산영화제에 김지미 회고전이 마련되기도 했다. 대한민국 보관 문화훈장(1987), 제12회 춘강상 예술부문 대상(1987) 등을 받았다. 1997년엔 러시아 연방 국립영화대학 명예 영화학박사를 취득했다. 자신을 스타덤에 올린 홍성기 감독, 스타 배우 최무룡, 가수 나훈아, 부모의 주치의 등 네 번 결혼하고 네 번 이혼을 거쳤다. 김지미는 최근 공식 석상이었던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우로서, 인생으로서 종착역에 가까워진다"며 "여러분 가슴 속에 영원히 저를 간직해주시면 고맙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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