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에서 자영업을 하는 황모(65)씨는 최근 효성중공업 주식을 사려다 포기했다고 한다. 황씨는 "여윳돈이 어느정도 있다지만 효성중공업 1주 가격이 400만원에 달해 부담스럽다"며 "대신 이 종목을 담고 있는 10만원대 반도체 ETF(상장지수펀드)를 매수했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8000선에 달하는 등 국내 증시 투자 열기가 뜨겁자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가 11개로 급증했다. 후보군도 다섯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황제주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은 평가차익 확대에 환호하고 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액면분할 기대감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종목은 총 11개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 황제주 수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구체적으로 효성중공업(374만5000원), SK하이닉스(181만9000원), 두산(161만4000원), 삼양식품(144만4000원), 고려아연(142만6000원), 삼성바이오로직스(141만9000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21만6000원), HD현대일렉트릭(117만9000원), SK스퀘어(109만8000원), 태광산업(101만1000원), 삼성전기(101만원)가 현재 100만원을 웃돈 상태다. 이달 코스피가 사상 처음 8000선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2개 종목이 황제주에 입성했다. 시장에서는 유동성 확대 차원에서 액면분할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액면분할은 기존 1주를 여러 주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대신 주당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 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소비 지표는 반등세를 보였지만 실제 소비 흐름은 백화점·온라인·편의점 등 특정 채널로 집중되고, 대형마트와 생활밀착형 유통 채널은 부진을 면치 못하는 'K자형 소비 구조'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17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에 따르면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소매판매액통계'상 지난달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59조 177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7.4% 증가했다. 외형적 성장과 달리 민생 경제의 가늠자인 음식료품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0.4% 감소했으며, 가격 변동분을 제거한 불변지수 기준 비내구재 판매도 전월 대비 1.3% 하락했다.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자들이 필수적인 먹거리 지출마저 줄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소매 시장은 사치재 채널의 성장성은 견고해지는 반면 필수소비재는 오히려 하락하는 전형적인 'K자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필수소비재는 경기 민감도가 낮다는 인식과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 채널별 격차는 역대급으로 벌어지는 양상이다. 고가 상품을 취급하는 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206만 명으로 월별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힘입어 패션, 잡화, 해외 유명 브랜드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이며 매출이 전년 대비 14.7% 급증했다. 또 편의성을 앞세운 온라인 매출이 8.1% 상승하며 전체 성장을 주도했고, 온라인 유통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인 60.6%까지 치솟았다. 편의점 업계 매출 또한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하며 2025년 7월 이래 9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주요 유통업계 매출 중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율은 13.9%로 세 번째로 높다. 반면 서민들의 주요 장보기 공간인 대형마트는 판매액이 11.9% 급감하고 불변지수 또한 12.5%나 하락하며 전체 업태 중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채널별 격차가 벌어지자 각 업계는 타겟 고객에 맞춘 차별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올 1분기 호실적을 거둔 백화점 업계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체험형 콘텐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더 헤리티지'와 연계한 K-컬처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며, 롯데백화점은 본점에서 '2026 롯데타운 명동 페스티벌'을 열고 K-방탈출 게임을 접목해 본점을 글로벌 K-허브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외국인 전용 통합 멤버십 'H포인트 글로벌'의 데이터와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 글로벌'을 활용해 외국인 맞춤형 마케팅과 차별화된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마트 업계는 고물가 시대에 대응한 초저가 전략과 단독 상품 출시로 장바구니 고객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이마트는 990원 초저가 막걸리를 출시하고 5980원의 '반전가격 불고기 샌드위치' 등 가성비를 극대화한 델리 시리즈를 선보여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롯데마트 역시 2500원짜리 초저가 '오늘좋은 숨결통식빵'을 출시해 4주 만에 15만 개를 판매하며 식사빵 매출을 전년 대비 50%나 끌어올렸다. 홈플러스는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태국산 신선란' 4만 6000여 판을 들여와 완판시켰으며, 이어 '미국산 백색 신선란'을 추가 판매하며 계란값 안정을 꾀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단순한 물건 판매를 넘어 캐릭터 지적재산권(IP)과 팬덤 문화를 결합한 콘텐츠 공간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CU는 포켓몬, 산리오 등 캐릭터 협업 완구 매출이 전년 대비 75.1% 급증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주요 구매층인 MZ세대의 팬덤 소비를 성공적으로 공략했다. GS25는 기후 변화에 대응해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강화한 기능성 암막 우양산을 전략 상품으로 육성해 매출을 전년 대비 351%나 끌어올렸다. 이마트24는 아이돌 그룹 '싸이커스'의 음반 예약 판매를 진행하는 등 K-팝 팬덤의 접점을 활용해 점포 방문 수요를 확대하며 오프라인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백화점의 기존점 성장률은 사업자별로 10% 중반에서 20% 중반 수준까지 확대되며 차별화된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반면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낮은 한 자릿수(LSD)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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