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거리에서는 어린아이보다 20~30대 손님을 더 쉽게 볼 수 있다. 한때 학령인구 감소와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침체를 겪던 문구거리가 뜻밖의 장난감 열풍 덕분에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주인공은 '말랑이'와 '왁뿌볼'이다. 손으로 쥐고 눌렀다 펴는 촉감 장난감인 말랑이와 왁스 코팅 공을 터뜨리는 왁뿌볼이 SNS를 중심으로 유행하면서 문구·완구거리가 다시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30년 넘게 문구점을 운영한 상인들은 "요즘은 매일이 어린이날 같다"고 입을 모은다. 창신동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말랑이 유행 전에는 하루 결제가 300건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000건을 넘는 날도 많다"고 말했다. 2000~4000원 수준의 저렴한 가격도 인기 요인이다. 손님들은 제품을 직접 만져보며 "촉감이 좋다",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구거리 부활의 배경에는 SNS가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을 통해 말랑이 개봉기와 리뷰 영상이 확산됐고, 최근에는 걸그룹 레드벨벳 조이가 말랑이를 구매하는 모습이 방송에 소개되며 관심이 더욱 커졌다. 특히 직접 만져봐야 하는 제품 특성상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NH농협은행이 발표한 소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2030세대의 완구 관련 소비는 전년 대비 224% 증가했다. 창신동 문구·회화용품 소매업 월평균 매출 역시 지난해 말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불안과 스트레스가 커진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짧은 시간 안에 작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이른바 '소확행' 소비가 촉감 완구 시장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환경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말랑이와 왁뿌볼 상당수는 플라스틱 계열 소재로 만들어진다. 사용 과정에서 마모되거나 파손되면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폐기 이후 환경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아직까지 말랑이나 촉감 완구가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는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는 오랜 침체를 겪던 완구 시장에 모처럼 찾아온 활력이라는 점에서 반기고 있다. 실제로 저출생 여파로 정체됐던 완구 시장이 2030 소비층 덕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아이들만 찾던 문구거리는 이제 젊은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줄을 서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말랑이 열풍이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지,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SK하이닉스 올해 임금협상을 앞두고 주택대출 한도 확대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대 5억원 한도의 사내 주택대출 제도를 신설하자, SK하이닉스 구성원들도 같은 수준의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이르면 다음 달 2026년 임금협상에 돌입한다. 지난해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폐지하고 이 구조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수년간 이어진 성과급 갈등이 제도적으로 정리되면서, 올해 협상의 무게중심은 복지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불씨는 삼성전자가 당겼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무주택 임직원에게 주택 구입 자금 최대 5억원, 전세 자금 최대 3억원을 연 1.5% 금리로 지원하는 사내 주택대부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상환 방식은 10년 상환과 3년 거치 후 10년 상환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이 같은 내용의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3.7% 찬성으로 가결되면서 약 5개월간 이어진 노사 갈등도 일단락됐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주택자금 지원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 SK하이닉스는 연 1.5% 금리로 최대 1억원까지 융자하고 있다. 금리는 삼성전자와 같지만 구입 자금 한도에서 4억원 차이가 난다. 거치 기간도 삼성전자(3년)보다 짧은 1년에 불과하다. 이후 15년간 원금을 균등 상환해야 한다.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큰 만큼, SK하이닉스 내부에서도 한도 확대와 거치 기간·금리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올해 협상에서는 임금 인상률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6.2%)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에서 인상률이 논의될 가능성을 거론한다. SK하이닉스는 복수노조 체제로,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이천·청주공장 전임직 노조가 각각 교섭에 나선다. /구남영기자 koogija_tea@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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