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위기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며 2026년 임금및단체협약(임단협) 협상테이블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올해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으로 노동조합의 쟁의 범위가 확대된 데다 성과급 요구가 업종불문으로 확산되면서 파장이 협력사·하청업체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오전 10시 마지막 사후조정회의(2차)를 진행했다. 총파업 예고일인 21일까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최후의 담판을 벌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오후께 절충형 조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노사간에 조정안을 거부하거나 상호합의가 결렬될 경우 총파업은 한층 더 현실화한다. 노조는 현재 연봉의 50%로 제한된 성과급 상한선을 없애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면 약 45조 원 규모다. JP모건은 18일간 파업 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매출이 최대 5억9000만 달러(약 8조 원)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 파업이 본사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라인 하나에는 협력사를 포함해 약 3만 명의 일자리가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주요 협력사들은 이미 장비 반입 시점을 앞당기고 핵심 부품 재고 확보에 나서는 비상 대응에 돌입한 상태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장비 설치와 유지보수 일정이 틀어지면 후속 공정까지 연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와 클린룸 공정 운영 상당수가 외주·협력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체력이 약한 중소 협력사부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도 전날 "삼성전자에서 운영 차질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병목 현상과 가격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스코는 창사 58년 만에 첫 파업 위기를 맞았다. 정규직과 하청 노조가 동시에 반발하는 이중 갈등 구조다. 한국노총 소속 포스코 노조는 11일 협력사 직원 약 7000명 직고용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지 않자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기존 정규직 노조는 임금·복지 체계 형평성 문제를 들어 반발하고 있고 직고용 당사자인 하청 노조도 "회사의 직고용 발표는 불법을 덮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후 전면 파업 없이 생산 체계를 유지해온 대표적인 무분규 사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 총파업을 마쳤으나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노조는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무기한 이어가고 있고 사측은 노조 집행부를 포함한 6명을 형사고소했다. 노조 내부에서는 2차 파업 요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3일 노사 갈등 장기화 우려를 이유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목표주가를 220만 원에서 210만 원으로 낮췄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안에 포함시켰다. 플랫폼 업계도 가세했다.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5% 수준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노조는 오는 20일 단체 행동을 예고하며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계는 대기업 노사 갈등이 개별 기업 문제를 넘어 공급망 전체 리스크로 확산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의 시발점으로는 SK하이닉스가 꼽힌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기로 합의하자 삼성전자(15%), 현대차(순이익 30%), 카카오(13~15%) 등으로 노측의 요구 수준이 연쇄적으로 높아지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는 올해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조합의 쟁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성과급 등 보상 체계까지 교섭 테이블에 오르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교섭 범위가 넓어지면서 보상 체계까지 쟁의 대상이 될 수 있게 됐다"며 "성과급 갈등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전산업 성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은행권의 요구불예금은 감소세다. 은행의 대기성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소폭 올리며 수신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 증시자금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8일 투자자예탁금은 135조2991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달전(109조8332억원)과 비교해 23% 증가한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이나 금융상품 매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대기성 자금을 말한다. 최근 코스피가 8000선에 육박하면서 증시로의 자금 이동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은행권 요구불예금 잔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4월 요구불 예금 잔액은 11일 기준 695조9217억원으로 4월 말(696조5524억원)보다 6307억원 감소했다. 지난 달 3조3557억원 줄어든 데 이어 두달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저축성 예금도 줄었다. 5대은행의 저축성 정기예금 잔액은 같은기간 937조1834억원에서 860조2256억원으로 76조9578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수시입출식 예금과 저축성 예금 금리를 소폭 올리는 모습이다. 이날 기준 입출식 자유예금(파킹통장) 금리는 전북은행 '씨드모아 통장'이 연 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은행 '우월한 월급통장'이 연 1.7%, 광주은행 '365파킹통장'이 연 1.6%를 제공했다. 저축성 예금 가운데서는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 예금통장'이 연 3.21%(1년 만기) 금리를 제공하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이 연 3.20%, 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이 연 3.15%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코스피 상승세 영향으로 투자 대기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은행권도 요구불예금 감소에 대응해 예·적금과 파킹통장 금리를 소폭 조정하며 수신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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