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난 19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본회의에서 이른바 쌍특검법(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김건희 특검법)과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 법) 처리를 예고하면서 여당이 이에 반발하는 등 충돌이 우려된다. 민주당은 원래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안과 지역화폐법을 처리하려 했었다. 그러나, 우원식 국회의장이 쟁점법안 처리보다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대란 해결이 우선이라면서 추석 이후에 처리하자고 제안했고, 이를 민주당이 수용했다. 이런 가운데 당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3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한 만큼,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의 상정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채 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세번째 발의되는 법안으로, 지난 2023년 경북 예천군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을 하던 고(故)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의 진상규명과 해병대 수사단 수사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이 수사를 왜곡하고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특별검사제를 통해 규명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국회의장이 대법원장으로부터 4명의 특검 후보자를 추천받아 여당을 제외한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에 송부하면 추천받은 4명 중 2명을 의장에게 보내되,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국회의장을 통해 대법원장에게 다시 특검 후보 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거부권)'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건희 특검법은 영부인인 김 여사가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의 불법행위 사건 ▲인사개입 사건 ▲채 해병 사망 사건 및 세관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등 의혹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지역화폐법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총선 공약인 '전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의 근거가 되는 법안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하고, 매년 행정안전부장관이 지자체로부터 국비 보조 예산을 신청받아 이를 행정안전부 예산요구서에 반영하도록 하는 등 지역사랑상품권의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 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본회의에서 쟁점법안을 야당 주도로 처리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반복되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고 하더라도 토양과 환경은 계속 변하는 것"이라며 "국정 지지도 40%대에서 30%대, 20%대로 접어든 대통령이 똑같은 방식으로 국민 요구를 거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로 들어가는 것인가 깊이 생각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 주도의 의사일정에 반발하며 19일 본회의 전에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해 대응방안을 마련한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에 본회의가 잡혀있음에도 19일에 본회의를 또 열어 합의되지 않은 법안을 처리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면서 이들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제22대 국회 들어 민주당의 '묻지마 특검법' 발의로 인해 국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 현안들은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라며 "늦더위에 지친 국민은 끝없는 정쟁과 야당의 발목잡기에 더욱 좌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추석 민심을 제대로 들었다면 그리고 이재명 대표의 먹사니즘이 진심이라면, 이제라도 특검의 굴레를 벗고 즉각 민생현안 논의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저축은행이 추석 맞이 특판 출시에 소극적이다. 추석은 목돈이 움직이는 데다 저축은행의 유동성 확보 시기와 겹치는 만큼 마케팅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업황악화로 최소한의 유동성만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정기예금(1년물) 평균금리는 연 3.67%다. 한 달 새 0.02%포인트(p) 올랐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8~9월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각각 0.1%p, 0.21%p씩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금금리 상단이 한 달 새 0.09%p 상승했다. 조은저축은행의 특판을 제외하면 상승폭은 0.05%p로 줄어든다. 지난 2022년 추석 정기예금 금리 상단은 한달새 0.15%p 상승했다. 예금금리 0.1%p는 예금자보호한도인 5000만원 기준 연간 4만원 수준이지만 조금이라도 금리를 높게 책정해야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단 설명이다. 이날 기준 회전식정기예금을 제외하고 저축은행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조은저축은행의 'SB톡톡 정기예금'이다. 연 4% 금리를 적용했다. 이어 엠에스저축은행과 유니온저축은행은 'e-정기예금' 금리를 연 3.95%로 책정했다. 5000만원을 납입하면 연 167만8500원의 이자를 수령할 수 있다. 이처럼 저축은행이 고금리 특판에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는 '금리 다이어트'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자비용이라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은 지난 2022년 11월을 시작으로 4개월간 연 5~6%대 정기예금을 연달아 출시했다. 지난 2022년 4분기 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은 9500억원으로 직전 분기(7678억원) 대비 23.7% 상승했다. 반면 대출규모는 축소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96조9415억원이다. 지난 5월 29개월만에 월 100조원 벽이 무너진 이래 하향곡선이 이어지고 있다. 건전성관리를 위해 신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중단했고 고금리 기조에 리테일(소매금융) 수요 확보에도 난항을 겪는 탓이다. 저축은행은 채권 발행이 불가능한 만큼 대출에 필요한 자금의 90% 수준을 정기예금에 의존하고 있다. 빌려줄 곳이 마땅치 않으니 받지도 않겠다는 기조다. 업계에서는 정기예금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올 4분기가 적기다. 예적금 만기도래가 집중되는 만큼 유동성확보 차원의 자금 조달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연 3~4% 정기예금도 금리 수준이 양호하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파킹통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저축은행 파킹통장은 정기예금과 마찬가지로 연 3~4% 금리를 제공하며 복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별도의 우대조건도 없는 만큼 명절용돈, 목돈 등을 예치하기에 적합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에 큰 변화가 없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수신금리가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며 "예적금 모두 오늘이 가입하기 제일 좋은 날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정산기자 kimsan119@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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