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 인수전이 미국 HAAH 오토모티브(이하 HAAH)와 에디슨모터스의 '2파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자금력 등을 고려하면 실제 매각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30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다. 이후 오는 9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가격 협상을 거쳐 11월께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일단 현재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없다. HAAH의 창업주 듀크 헤일 회장과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의지를 드러낸 만큼 두 후보의 참여가 예상된다.
HAAH는 최근 파산 신청으로 인수가 무산된 듯 보였지만, 헤일 회장이 '카디널 원 모터스'라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해 쌍용차를 인수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다시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헤일 회장은 국내 매체 인터뷰를 통해 "인수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가 없었던 것"이라며 "쌍용차가 몸집을 키우려면 미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일 회장은 쌍용차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으며, 쌍용차를 인수하게 되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픽업트럭을 미국과 캐나다 등에 들여와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AAH가 외신을 통해 밝힌 인수 자금은 한화 약 2900억원에서 4000억원 규모다. 다만 공익채권과 인수 후 투자비용을 고려하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HAAH는 당초 지난해부터 쌍용차 인수를 검토했으나 투자 결정을 계속 미룬 탓에 인수·합병이 성사되지 못했고, 서울회생법원은 결국 지난 4월 쌍용차의 기업 회생 절차를 개시한 바 있다.
국내 전기버스 제조사 에디슨모터스도 유력 후보로, 마감일인 30일 인수의향서를 낼 예정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인수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면서 HAAH의 경쟁자로 지목되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로 KCGI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KCGI는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가 확보한 인수 자금은 27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향후 자금을 더 확보해 쌍용차에 대한 투자와 개발을 성공적으로 현실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비상장사인 에디슨모터스는 앞서 상장사인 초소형 전기차 생산업체 쎄미시스코를 인수하며 쌍용차 인수 준비에 돌입했다. 약 2500억원 규모의 쎄미시스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인수·운영 자금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2015년 출범한 에디슨모터스는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매출 898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 외에도 케이팝모터스, 박석전앤컴퍼니, 해외업체들이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27일 평택시와 회의를 갖고 평택 공장 매각 및 이전 관련 세부 협의를 시작했다. 평택시는 쌍용차 평택공장의 용도를 택지 등으로 변경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쌍용차의 유동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쌍용차는 최근 자산재평가를 통해 평택공장 부지 85만㎡의 가격을 약 9000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가치가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쌍용차는 이를 통해 확보한 유동성을 활용, 평택시 외곽에 중형 SUV J100 등 신차와 전용전기차 라인 등을 포함한 신공장을 짓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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