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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특징주

외인發 '반도체 쇼크'… "위기 속 포트폴리오 재편을"

외인, 일주일새 반도체만 7.8조 매도
주가 흐름 당분간 지속 정체 전망
빅테크·기술 등 대안 고려해 볼만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3208.38)보다 37.09포인트(1.16%) 하락한 3171.29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1054.09)보다 13.31포인트(1.26%) 내린 1040.78로 마쳤다. /뉴시스

주식시장에 '반도체 공포'가 한창이다. 세계적으로 반도체와 메모리 업황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D램 가격의 하락세가 심화되며 대형 반도체주가 연일 맥을 못추고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외국인은 국내 반도체 업종에서 8조원 가까이 팔아 치웠고,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 비중 축소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회사의 실적 불확실성 여진이 계속됨에 따라 주가는 당분간 정체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대형주의 부진 속에 테크·기술 업종 종목이 투자 대안으로 제시된다.

 

◆외국인 이탈에…'반도체 쇼크'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13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4400원을 기록했다. 지난 6일 이후 7거래일 연속 하락해 지난 6일(8만1500원)과 비교하면 8.71%가 떨어져 연중 최저치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도 2019년 9월(19.84%) 이후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2285조3760억원으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9.43%를 기록했다. 지난 11일만 해도 20.17%로 20%를 넘었지만 12일 19.87%로 하락한 이후 이틀 연속 20%를 밑돌았다.

 

삼성전자를 잇는 2위 대장주 SK하이닉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 거래일 장중 한때 10만원 선을 내주며 9만8900원까지 하락했다. 네이버에 코스피 시총 2위 자리를 빼앗기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등에 대한 우려가 발목을 잡은 탓이다. 오후 들어 반등에 성공하며 전일보다 1% 오른 10만1500원에 마치며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고 간신히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그래도 지난 5일과 비교하면 16.12% 급락한 것이다.

 

증시 반도체 쇼크를 불러온 주범은 외국인 투자자다. 이달 들어 7조8653억원 어치의 반도체 업종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5조4915억원)보다 2조원 이상 큰 규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놓고 보면 각각 4조6309억원, 1조9930억원씩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불러온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지목된다. 첫 번째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실적전망과 목표주가 하향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낮췄다. 목표주가도 삼성전자를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 SK하이닉스는 15만6000원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진 8만원까지 하향조정했다.

 

이 외에 주중 2000명을 넘어선 코로나19 확진자수 상황, 높아진 원화 약세 압력, 반도체 의존도에 대한 우려로 가중된 내수 불안 등도 외국인의 매물압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한동안 정체 이어질 것" vs "반도체 비중 확대"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한동안 정상 궤도 복귀가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과 우려가 주가에 지나치게 반영돼 매력적인 구간에 들어섰다는 낙관론이 팽팽하다.

 

단기적 관점에서 빅테크 업종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된다. 국내외 모두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익의 연속성이 보장된 빅테크로 활로를 모색하라는 분석이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크 업종 내에서 더욱 방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대안은 이익이 사이클을 탄다기보다 연속적인 성격을 띠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종류와 같은 종목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에 대한 투심 회복이 하루 만에 극적으로 반전될 가능성은 작다"며 "이를 감안 시 전반적인 대형주들의 주가흐름은 정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실적 모멘텀이 살아있는 중·소형주들이 차별화 장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종 비중을 줄이기보다 유지·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차 정상화 국면이 전개될 경우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낙폭 과대주들이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매도 구간에 진입해 가격,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인 구간에 위치했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회복 기대, 턴어라운드 기대가 유입되면서 주가는 다시금 상승추세를 만들어갈 전망"이라며 "가격·밸류에이션 매력과 환율 변화에 의한 수급개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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