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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어수선하軍]DP, 우리는 가해자이자 피해자 그리고 방관자였다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평시복무 예비군과 군사문화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최근 군무이탈 체포조(이하 DP)를 소재로 한 드라마 'DP'의 인기가 뜨겁다.

 

넷플릭스의 드라마 DP를 접한 군필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본 것 같다'며 군복무의 트라우마(심리적 외상)를 호소한다. 기자 또한 몸이 떨리는 현상을 겪었다. 

 

군 당국은 드라마 DP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한류 콘텐츠 강국의 인기 드라마가 해외에서 한국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줄까 두려워 한다. 그래서인지 드라마 DP의 내용은 과거일 뿐 현재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려 한다.

 

드라마 DP의 배경은 2014년 무렵이다. 그해 4월에 윤 일병이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와 구타, 그리고 간부의 무관심으로 사망했다. 같은해 6월 22사단에서는 임 병장이 전우들을 총기로 사살하고 최전방 GOP를 이탈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군 당국이 그으려는 선은 아무리 그어도 그어지지 않을 것이다.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올해 공군 제18전투비행단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의 성기에 고문을 가하고 오물을 먹이는 사건이 벌어졌다. DP에 등장한 사례들이 복사된 듯한 느낌이다.

 

지난해와 올해 공군과 해군에서는 여성 부사관이 이성의 상관들에게 성추행 및 2차피해를 당했다. 모두의 방관이 두명의 전우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20년 전 초급장교였던 시절의 아프고 부끄러웠던 기억이 기자라는 직위를 집어삼켰다. 드라마 DP는 우리 모두에게 진행 중인 무서운 이야기일 것이다.

 

육군 22사단 복무시절은 아름다웠던 청년의 기억만큼 구타와 착취의 기억이 공존한다. 3개월 먼저 임관한 같은 학번 선임 소위의 음주 토사물을 손으로 닦아내야 했다. 휴지라도 집으려하면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중대장은 자신의 보직관리와 이종교를 가진 부하 소대장을 자신의 충성라인인 종교로 개종시키는 것 밖에 몰랐다.

 

사단 직할대의 본부중대장이 되었을 때는 지휘관의 술값과 밥값을 내 돈으로 지불해야 했다. 카드빚도 생겼다. 여름철 버려지는 개들을 군대 잔반을 먹여 분양해 돈을 벌거나, 신병교육대 교장에서 버려지는 탄두와 같은 활성교보재 부산물을 주워다 비철로 내다팔아야 했다. 아무도 이런 문제에 입을 열지 않았다. 

 

때문에 군을 밖에서 바꿔보고 싶었다. 장기복무지원을 권유하는 선배와 후배들의 만류에도 군을 떠났다.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자가 된 지금도 자유롭지만은 못하다. 의혹과 문제를 제기하면 언론사 영향력이 작다거나, 국방부 출입 기자단이 아니라는 이유로 묵살되는 일이 태반이었다. 코로나 19로 인한 방역 조치라고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국방부 브리핑 참여를 차단당했다.

 

심지어 군의 관계자가 친구 공개로 한정한 내용을 찾아내 무단으로 유포하거나, 취재도 있기 전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위협을 가한 적도 있다. 임관 동기들이나 군내 지인에 대한 불이익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군 당국은 바뀌지 않았다. '소낙비는 피하면 그만'이라는 반짝주의가 군을 지휘할지도 모른다. 기자 또한 녹색 제복을 입었던 시절, 피해자만은 아니었다. 가해자였고 방관자였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선을 그을 수 없는 문제다. 대한민국 시민 모두가 끊임없이 감시하고 목소리를 내야만 무서운 DP의 악몽이 끝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군 간부들은 꼭 DP를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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