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존 개혁안 토대로 '연금개혁' 추진…올 상반기 완수 목표
與, "유관 부서 포함 특위 설치" vs 野 "보건복지위 주도 논의 지속"
주도권 경쟁에 논의 지연…조기대선 가능성에 연금개혁 '좌초' 우려
정부와 정치권이 입을 모아 연금개혁의 시급함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개혁 논의는 공회전을 반복하고 있다. 개혁 주도권을 놓고 여·야 사이의 대립이 극명해서다. 여·야 대립으로 개혁 논의가 본궤도에도 오르지 못한 가운데, 계엄·탄핵 정국 여파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떠오르며 '표심'과 거리가 먼 연금개혁은 더 어려운 과제가 됐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025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공개하고 올 상반기 완수를 목표로 연금개혁을 추진한다. 앞서 발표한 정부안을 바탕으로 연금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개혁의 방향성 설정 및 조속한 입법을 위해 여·야의 원활한 논의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 단일 연금개혁안을 공개했다. 현행 보험료율인 9%를 13%까지 인상하고, 소득대체율도 40%에서 42%까지 인상하는 계획이다. 재정안정을 위한 '연령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과 '자동 조정장치 도입' 등 구조개혁안도 포함했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지난해 연금개혁 공론화를 거치며 보험료를 9%에서 13%로 올리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소득대체율에 대해선 약간 이견이 있지만 서로 공감대가 있기에 국회 논의의 장이 열리게 되면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연금개혁을 서두르고 있지만, 논의 및 입법 절차를 서둘러야 할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연금개혁 논의의 주도권을 놓고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여당은 지난 10일 개최한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보건복지위 의원과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뿐만 아니라 관계부처인 기재부, 노동부, 금융위 등이 모두 참여하는 연금특위의 출범을 주장했다. 야당이 국회 보건복지위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논의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보건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에서만 연금 개혁안을 논의해서는 다른 부처와 상임위에서 문제점을 제시하면 개혁안 도출이 또다시 표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구조 개혁 논의를 위해 복지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 모두가 참여하는 기구 출범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야당 보건복지위 소속 위원들은 지난 11일 여당에 보건복지위가 주관하는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입법 공청회'의 공동 개최를 제안했다. 야당이 보건복지위에서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연금특위' 구성을 주장하는 여당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박주민 민주당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입법 공청회가 민주당의 제안으로 복지위에서 논의 중"이라며 "여당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와 희망적이며, (이번 공청회 개최가) 국회 정상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여·야가 연금개혁 지연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가운데, 연금개혁 논의는 '고양이 목에 방울 걸기'가 됐다.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 여파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예상되는데, 재정 확대가 불가피한 연금개혁은 '표심'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재정 문제가 시급한 만큼, 여·야 간에 공감대가 형성된 보험료율 인상만이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안의 근본 골격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안"이라며 "여야 모두 장기 재정안정을 위한 보험료율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13% 수준이라도 인상을 실행해 보험료율 인상의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