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장기화·美 철강 관세 겹쳐
삼성·LG, 1분기 물류비 1.4조
스윙 생산에도 수익성 흔들려
고부가 제품 판매 전략도 병행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미국발 철강 관세 압박이 겹치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가전업계의 글로벌 생산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장기화 조짐에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이 동반 급등하고 있다. 금융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한 달 사이 약 17% 상승하며 배럴당 약 73~76달러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해상운임 상승 우려도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20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통과하는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다. 봉쇄될 경우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물류비 부담은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양사의 물류비용은 총 1조425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기준으로는 삼성전자는 2조9602억원, LG전자는 3조111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1.9%, 16.7% 증가했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물류비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4000억원 증가하며, 4분기 영업이익이 56.7% 급감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은 오는 23일부터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소비재에 쓰이는 철강 부품에 최대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예고했다. 가전제품 원가에서 철강 비중이 10% 안팎임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중국, 멕시코 등 해외 생산 제품 전반에 대해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을 지속 시사하고 있어 업계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관세·물류비 부담이 적은 지역 중심으로 생산을 분산하는 ‘스윙 생산’ 전략에 나섰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전자는 2위를 기록하며 각각 테네시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장을 거점으로 현지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스윙 생산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부품 조달 경로, 철강 등 원자재 공급처 변경, 수출 시 추가 물류비 등 복합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문제를 넘어 공급망 전반을 손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각국의 통상 조건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가전업계는 물류비 급등에 대비해 선운송 계약 등 헤징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동시에 물류비 전가가 어려운 가전제품의 특성을 고려해 고부가가전 판매 확대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수익성을 높여 비용 상승분을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철강관세에 이어 중동 전쟁까지 겹쳐 기업들의 비용 리스크가 커졌다"며 "비용 관리와 고가 제품군 판매 확대 등의 전략을 통해 비용 영향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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