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가요의 리딩 그룹이 미대륙을 향해 날아올랐다. 보아,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40명의 가수로 구성된 올스타 팀이 국내 가요계 최초로 전세기를 타고 미국 LA에 상륙했다. 한국 가요계의 새 역사가 쏟아진 ‘SM타운 라이브’10 월드투어 인 LA’ 3일간의 여정을 시간대별로 지상중계한다.
9월 2일
인천국제공항 D∼E카운터 앞. 당당한 걸음의 보아, 핫팬츠 차림의 소녀시대의 윤아·티파니·서현, 화사한 미소의 에프엑스 등 한꺼번에 몰려드는 스타들의 행렬에 공항 안은 아수라장이나 다름없다.
LA행 KE-9015가 활주를 달리고, 1시간 후 기내 안내방송에는 슈퍼주니어 이특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로스앤젤레스까지는 10시간이 걸리며 잠시 후 기내식이 서비스되겠습니다. 어떤 음식이 나올지 마음속으로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떠들썩한 대화들이 오가는 사이로 김민종과 강타는 와인과 맥주를 실은 카트를 끌고 기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9월 2일 (이하 현지시간)
LA국제공항에 모인 300여 명의 현지 팬들이 쉴 새 없이 비명을 질러댄다. 아시아계 팬은 물론 수십 명의 백인 팬들도 한국에서 날아온 가수들을 향해 플래카드를 흔들며 열광했다.
9월 3일
5시간에 걸친 리허설과 저녁 식사를 겸한 회의가 밤 늦은 시간까지 진행됐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쉐라톤호텔 앞은 한국 가수를 보기 위한 다국적 팬들로 들끓었다.
9월 4일
북미 지역 팬 2000여 명이 공연에 앞서 LA 컨벤션센터에서 자발적으로 축하 행사를 열었다. 2시간 전부터 수천 명의 관객이 줄지어 섰고, 이 중 백인과 흑인을 비롯한 비한국인이 70∼80%를 차지했다.
각 팀의 대표 멤버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강타는 “후배들은 현실적으로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을 꾸고 있고, 오늘이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고, LA에서 자란 티파니는 “음악은 누구에게나 통하는 언어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미국에서도 연기자와 가수로 활동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는 당찬 각오를 토해냈다.
공연 직전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잭 니콜슨이 티켓을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기자회견장이 술렁이기도 했다. 그는 LA 레이커스의 열성 팬이자 평소 아시안 팝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샤이니의 열정에 차분하던 공연장은 하나의 함성으로 술렁이기 시작했고, 소녀시대의 등장에 처져 있던 흑인 남성들의 어깨가 격렬히 들썩이기 시작했다. 슈퍼주니어의 무대는 함성의 데시벨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보여줬다.
한편, ‘위 스틸 스탠딩 히어’라는 의미심장한 코멘트와 함께 동방신기로 소개된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둘만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40m 높이까지 와이어를 타고 날아올라 내리는 아찔한 퍼포먼스에 이어 동방신기의 히트곡 메들리로 오랜 팬들을 열광시켰다.
미국 진출을 시도하며 ‘큰물’을 경험한 보아는 홀로 1만5000 관객을 좌지우지하며 완벽한 춤과 보컬을 선사했다. 공연 도중 이어 모니터가 작동하지 않는 돌발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했고, 폭넓은 관객의 환호를 끌어내 미국 진출의 성과를 확인시켰다.
평소 보아를 좋아했다는 백인 남성 테일러 스캇(22)은 “예쁘고 스타일도 좋다. 역시 한국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라고 했고, 멕시코에서 온 여성 알렉산드라 빈크(18)는 “얼마 전부터 유튜브를 보고 샤이니를 좋아하게 됐다. 직접 보니 날아갈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댄스, 발라드, 록 등 총 56곡이 쉴 새 없이 쏟아지며 4시간에 걸친 공연은 인종과 언어를 넘어 K-POP 하나로 같은 함성을 끌어냈다.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