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 80세 시대, 은퇴 이후의 삶이 길어져 새로운 일이나 취미 생활을 시작하는 노년층에게 밝은 눈은 모든 활동의 기본이 된다. 하지만 건강해야 할 노년층의 눈을 위협하는 대표 안질환이 있다. 바로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은 이르면 2∼3개월 안에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질병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실명 원인의 1위로 꼽힌다.
우리 눈 안쪽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신경조직을 망막이라고 하며 이 중심부를 황반이라고 부른다. 황반은 망막 내에서도 빛 자극에 반응하는 세포가 밀집돼 있어 색깔과 사물을 구별하는 중심 시력을 담당하기 때문에 ‘눈 속의 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면서 이런 황반의 바깥 쪽에 노화로 인해 노폐물이 축적되고 비정상적인 혈관이 증식해 황반이 붓고 출혈을 일으켜 영구적인 흉터가 남게 되는 병이다. 그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노화가 가장 큰 위험 인자로 꼽히며 그 외 흡연, 비만, 심혈관계 질환 등이 위험 요소가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반변성에 걸리면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거나 시야 가운데가 흐릿하게 보일 수 있다. 이후 글자체나 직선이 굽어져 보이거나 비틀려 보이는 증상을 겪게 되고, 결국엔 단어를 읽을 때 글자의 공백이 보이거나, 시야의 가운데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지 않게 된다. 이러한 증상을 완화해주고 비정상적인 혈관 증식을 막아 떨어진 시력을 회복시켜 주는 치료 방법으로 항체주사 ‘루센티스’가 시행된다.
황반변성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과 식습관, 눈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한쪽 눈에 황반변성이 있는 환자의 45% 정도에서 5년 내에 다른 쪽 눈에도 발병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눈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하며, 금연과 함께 고지방·고열량 식사를 피해야 한다. 또 비타민 C, E, 미네랄이 풍부한 항산화 식품을 섭취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황반변성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암슬러 격자’를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중심 부분에 점이 찍혀 있는 바둑판 무늬로 격자 내의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중심에 있는 점들이 흐려 보이면 황반변성을 의심해야 한다.
황반변성은 변성 초기에 특별한 이상을 거의 느낄 수 없어 한참 진행된 후에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치료하면 급속한 악화를 막고 시력 회복을 꾀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아주대학교병원 안과 송지훈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