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송인 A양 동영상. 최근 방송인 A씨로 추정되는 섹스 동영상과 관련 사진이 누리꾼 사이에 퍼지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연예·스포츠 인터넷매체 위주의 언론들은 이를 속보 형식으로 내보내고 있다. 일부 언론은 심지어 동영상의 내용을 적나라하게 묘사까지 하고 있다. 물론 누리꾼의 충격적인 반응을 담는 방식으로 보도한다. 관음증을 자극해 독자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보자는 속셈에서다.
#2. “육군 장성이 남의 여자랑 차 안에서 빨가벗고 있다가 남편한테 들켜서 여자가 한강에 투신했다네요. 참 슬프기도 하고 기가 찰 노릇입니다. 대한민국 육군 준장이 남의 아내나 건드리고 있으니 말이죠. 이런 사람 국방부에 계속 있어야 하나요. 에휴!.” 얼마 전 트위터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글이다.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에 장군의 불륜 사실이 도배질됐었다. 관음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서 그럴까. 한 사람이 숨졌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가족의 슬픔은 얼마나 크겠는가.
#3. 지인들과 서울 여의도에서 저녁 모임을 가졌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30대 초반의 회사원 몇 명과 마주쳤다. “등산이 불륜의 온상이래. 마누라 잘 감시해야 되겠어.” 한 젊은이가 말을 꺼냈다. “그래 맞아. 올라갈 때는 남남으로 갔다가 내려올 때는 연인이 된대. 저녁 먹고, 노래방 가고, 2차까지도 간다는데…” 다른 젊은이는 아예 불륜을 기정 사실화했다.
어찌 이 지경까지 됐을까. 혼자 고개를 갸웃갸웃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택시를 이용했다. “등산복 한 벌이 100만원도 넘나보죠. 특히 꽃뱀들이 좋은 옷을 입은 남자들을 골라 이용한다는군요.” 운전기사가 꺼내지도 않은 말을 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젊은이나 운전기사나 똑같이 불륜을 우려했다. 단언컨대 불륜으로 이어진다면 산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불륜은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오는 데도 없어지지 않는다. 정말로 남녀 사이는 알 수 없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사람도 대상이 되곤 한다. 누구나 불륜의 욕망은 꿈틀거린다고 하겠다. 이성에 의해 그것을 누를 뿐이다.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면 불륜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정작 당사자들은 파탄 지경에 이르러서야 후회하고 반성한다. 그때는 이미 늦었다.
사람들은 왜 남의 불륜에 관심을 가질까. 관음증 때문이다. 관음증 환자들은 남의 불륜을 보고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한다. 몰래 카메라 등이 판치는 이유일 게다. 섹스 산업 역시 마찬가지. 어쨌든 불륜은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작가·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