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제일반

코기토(cogito)와 자아(自我)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데카르트가 했다는 유명한 말이다. 근대 서구철학의 탄생을 알리는 이 한 마디는 ‘생각하는 존재’로서 인간을 내세웠다. 여기서 ‘생각(cogito)’이란 ‘의심’ 또는 ‘회의’ 내지 ‘질문’을 뜻한다. 그건 어떤 권위나 절대 진리라고 주장되는 것에 그대로 머리를 숙이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렇게 따지면 이 발언은 ‘반란’에 해당한다. ‘네가 아무리 대단한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나는 거기에 그대로 복종하지 않겠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 순간에, 인간은 자신의 진정한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는 건데 데카르트가 내심 염두에 두었던 상대는 교권으로 인간의 자유로운 발상과 질문을 억누르고 있던 당시 교회권력과 그 논리였다.

따라서 이는 중세 서양을 지배해온 모든 질서와 원리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한다는 것은 그래서 어떤 상대와의 싸움이나 긴장 또는 대결이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된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어떤 사회가 되는가가 결정된다.

그런 사고의 능력을 가진 존재의 탄생을 서양 철학사는 자아의식이 있는 개인이라고 말한다. 이때 ‘자아’란 동아시아 문명권에서는 한자로 ‘自我’라는 글자를 써서 받아들였다.

이 자아라는 글자의 뿌리를 알면 흥미롭다. ‘自’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다’라는 뜻을 가졌다. 그래서 ‘자아’는 ‘나로부터 비롯된’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이 아(我)라는 글자는 손에 창을 든 형국이다. 무기를 들고 적과 싸워 자신을 지킬 수 있을 때 자기라는 존재가 확보된다는 뜻이라고 하겠다. 그러니 자신을 가리키는 ‘아’라는 것이 얼마나 치열한 투쟁과 대결을 거치면서 완성되어가는 것인지 고대 동양에서도 뚜렷이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아’라는 말은 그런 ‘我로부터 비롯된’이라는 차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저 한 개인으로 그치는 의미를 넘어서서 사회적 책임까지 담아내고 있다. 인간으로 완성되는 존재는 바로 이러한 지점까지 생각하고 책임지는 힘을 가질 때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코기토와 자아의 결합, 반란과 사회적 책임의 연합작전은 어떤 세상을 꿈꾸는 자의 몫일까? /성공회대 교수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