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판촉 과열 경쟁으로 업계가 지난 3년 반 동안 약 1조6000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사들은 알짜 부가서비스를 대폭 줄이며 손실 줄이기에 나섰다.
하지만 근원적인 문제인 과열경쟁이 자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 혜택만 줄이는 단기적 처방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 카드상품의 손실이 카드대출의 높은 수수료로 전가될 위험성도 우려된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 의원(민주통합당)에 따르면 20개 카드사(7개 전업카드사, 13개 은행)의 2009년부터 지난 6월까지 손실이 발생한 카드상품은 총 166개, 누적손실액은 1조5580억원이었다.
카드사별로는 KB국민카드의 손실규모가 5732억(35개 상품)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손실규모의 36.8%에 달했다. 신한카드(4502억원, 28.9%)·삼성카드(2189억원, 14.1%)·롯데카드(2146억원, 13.7%)가 뒤를 이었다.
강 의원은 "과도한 부가서비스 제공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한 영업손실이 결국 카드대출의 높은 수수료로 전가될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손실을 메우기 위해 신용카드사들은 통합 할인한도 축소, 주유·포인트·항공마일리지 적립 조건 강화 등 알짜 부가서비스를 대폭 줄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내년 4월부터 '혜담카드'에 대해 통합할인 한도를 신설·적용할 계획이다. 항공마일리지 선택시 내야 하는 연회비도 최고 3배 인상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도 연회비보다 혜택이 큰 초우량고객 신용카드의 부가서비스를 내년부터 축소키로 했고, 신한카드는 항공마일리지 적립 등 주요서비스 제공조건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를 줄여 손실을 만회하는 방법은 손쉬운 선택"이라며 "기존 방식을 대폭 수정한 중장기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