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장기불황의 돌파구를 '공성'에서 찾는 업체와 '수성'하는 곳으로 나뉘고 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와 후발 주자인 NH농협카드, 하나SK카드는 신상품을 출시하거나 예정으로 공격적으로 나오는 반면 전업계 1, 2위인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기존 상품의 업그레이드만으로 대응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하나SK카드는 고객 혜택을 늘린 신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농협카드는 내달 중순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한카드 큐브는 통신·교통 등 9개 분야에서 최대 5개까지 기본 할인(이용 금액의 5%)을 받고, 추가 요금을 내면 9개의 또 다른 분야에서 최대 2개까지 추가 할인을 해주는 상품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큐브는 맞춤형 콘셉트를 입체 퍼즐 '큐브'로 구상화해 원하는 서비스를 조합해 만들어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추가 탑재형 서비스 콤보는 고객이 선호하는 서비스를 카드상품에 추가로 탑재해 사용하는 콘셉트"라고 덧붙였다.
하나SK카드도 '하나SK 메가캐쉬백 더 드림'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은행, 멤버십, 유통, 온라인쇼핑 기업들이 직접 참여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손재환 본부장은 "어려운 경제상황과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등 카드업계가 당면한 어려움 속에서도 신용카드 수준의 높은 혜택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농협카드는 4월 신상품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현재 상품명 설문 조사 결과 등을 취합해 최종 점검단계에 가 있다"며 "4월 상품 출시는 1년 장사의 출발로, 올해는 1~2개의 신상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올해 신상품 출시계획이 없다. 기존 히트상품인 숫자시리즈와 M시리즈에 올해도 각각 집중할 계획이다.
이들 전업계 대표 카드사들이 신상품을 통한 1년 장사가 아닌 기존 상품 업그레이드를 내세운 이유는, 일단 여전히 잘팔리기 때문이다. 2003년 5월 출시된 현대카드 M시리즈는 3월 현재 누적발급 800만장이 넘었고, 2011년 11월 출시된 삼성카드 숫자시리즈는 내달 발급 200만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들이 올해 기존 상품에 집중하는 속마음은 불황 속에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신상품에는 많은 마케팅 비용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아니고 이익을 먼저 고려한 선택"이라며 "대내·외적인 상황이 카드사의 이익감소 쪽으로 가고 있는데, 신상품에 별도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