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월세로 사는 가구의 비율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서울의 경우 4가구 중 1가구꼴로 월세살이를 하고 3명 중 1명이 월세로 매달 100만원 넘게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토교통부의 인구주택 총조사 '주택·주거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주택의 월세 거주 비율은 23%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온 2006년 이래 사상 최고 수준이다.
수도권의 월세 비율은 2008년(17.6%)까지만 해도 20%에 못 미쳤으나 이후 꾸준히 늘어 2010년 22.2%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서 2년 만에 이를 경신했다.
저금리 기조에 시중 금리가 낮아지면서 전세를 월세로 돌린 집주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월세 이율은 연 4~4.5%대로 현행 2%대인 1년 정기예금 금리의 2배 수준에 달한다.
서울의 월세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0년 24.6%에서 지난해 25.7%로 1.1%포인트 껑충 뛰었다.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21.2%, 19.8%로 2010년 대비 0.6%포인트, 0.5%포인트씩 올랐다.
월세 비중이 늘면서 전세와 월세를 합친 수도권의 임대차 비율도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해 52.3%로 2010년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자가 거주 비율은 2010년보다 0.9%포인트 내린 45.7%로 사상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월세 거주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 10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서울 소재 아파트에서 월세로 거주하는 사람들은 평균 82만원의 월세를 부담하며 1년간 약 984만원(보증금 제외)을 지불했다.
2년 계약으로 치면 2000만원에 육박한다. 면적대별로 살펴보면 전용 60㎡이하가 월 평균 60만원, 60~85㎡이하는 96만원, 85㎡초과는 146만원이다.
서울 월세 중 100만원을 넘는 거래의 비중은 31.7%로 나타났다. 세입자 3명 중 1명은 월세 100만원을 낸 셈이다. 이어 50만~75만원(26.5%), 25만~50만원(20%), 25만원 미만(9.3%) 등의 순이다.
부동산 114 관계자는 "오랜 기간 국내 임대차 시장을 주도했던 전세계약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그 자리를 보증부 월세가 채워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