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46) 김모씨는 길을 가다 'OO 명품 아파트 37% 할인'이란 현수막을 보고 깜짝 놀랐다. 몇개월 전 분양가 등을 알아보다 대형 아파트 값은 더 오르기 힘들다는 주위의 만류에 구매 대신 다른 전세로 마음을 돌렸던 곳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주택시장의 침체 속에 중대형 아파트에서도 전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분양사들이 신규 물량의 분양가를 대폭 낮추고 기존 중대형 아파트들의 매매값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으나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소비자의 마음은 전세시장으로만 쏠리고 있다.
20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8월 둘째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총 119만7774가구의 평균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 들어 중소형 아파트(전용면적 85㎡ 이하)는 314만원(전년 말 4억1946만원→4억1632만원) 하락하고 중대형 아파트(전용면적 85㎡ 초과)는 2414만원(9억2746만원→9억332만원) 떨어졌다.
중대형의 하락폭이 중소형의 7.7배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중소형의 경우 서울 강남·송파에서는 소폭 올랐으나 중대형은 서울 전 지역에서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전세시장에서는 그동안 관리비 부담 등으로 찬밥 신세이던 중대형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는 추세다.
이날 부동산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의 규모별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의 전용면적 135㎡를 초과하는 초대형 아파트의 전셋값이 0.36% 상승했다. 이는 전세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60㎡ 이하 소형아파트의 상승률(0.34%)을 앞지른 것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 7월 초대형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이 무려 0.67%에 달했다. 전년 같은기간 0.57% 하락한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
부동산써브 김미선 연구원은 "전셋값이 많이 오르면서 조금 더 보태면 아파트를 살 수 있는데도 소비자들은 집값 하락을 우려해 망설이고 있다"며 "반면 전세 쏠림 현상은 더 심해져 중소형 전세 물량을 구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대출을 끼고 중대형 전세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