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쌀쌀해진 날씨 탓에 전셋집을 찾는 세입자들의 발길이 줄었으나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부동산에 나와 있는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가는 6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매매시장은 지난 4일 당정이 취득세를 8월28일로 소급해 인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일단 하락세는 멈춘 상태다. 하지만 취득세 인하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 개정안 자체가 처리되지 못하는 등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으면서 반등에는 실패했다.
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11월 첫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0.19%를 기록하며 63주째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도권과 신도시도 각각 0.03%, 0.02%가 올랐다.
서울에서는 ▲동작구(0.38%) ▲양천구(0.36%) ▲서대문구(0.35%) ▲금천구(0.35%) ▲강남구(0.34%) ▲구로구(0.32%) ▲동대문구(0.30%) 등 매물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향조정됐다.
동작구 상도동 '상도엠코타운애스톤파크'와 신대방동 '경남아너스빌'이 500만~2500만원씩 전세가가 뛰었고, 양천구 목동 '금호'와 '신시가지3단지', 신월동 '수명산SK뷰', 신정동 '동일하이빌2단지' 등에서 1000만~3500만원이 상승했다.
신도시에서는 분당이 0.04%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분당의 경우 소형뿐 아니라 중대형 아파트까지 전세난이 확산된 분위기다. 분당동 샛별라이프, 이매동 아름효성과 아름풍림, 구미동 무지개LG 등이 250만~500만원 올랐다.
수도권 중에서는 ▲인천(0.09%) ▲수원(0.06%) ▲의왕(0.05%) ▲고양(0.03%) ▲안산(0.03%) ▲남양주(0.02%) 등 서울과 가까운 외곽 지역에서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본부장 "지역별로 매물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성수기와 같은 폭등은 아니지만 꾸준한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며 "학군 수요까지 몰릴 경우 겨울 휴지기 없이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꺾일 줄 모르는 전세시장과는 달리, 매매시장은 서울, 신도시, 수도권 모두 관망세가 이어지며 제자리걸음(0.00%)을 걸었다. 당정 협의를 통해 합의된 취득세 영구인하 소급적용으로 잠시 회복 분위기가 점쳐지기도 했지만 지방세법 개정안 처리 불발로 불확실성에 제거되지 않으면서 수요자들이 다시 대기 상태로 돌아갔다.
긱 시·군·구별로는 서울에서 ▲도봉구(-0.10%) ▲영등포구(-0.05%) ▲마포구(-0.04%) ▲구로구(-0.04%) ▲성동구(-0.01%) 순으로 하락했다. 도봉구의 경우 저가 매물 거래 이후 매수가 뜸해지면서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1000만~1500만원씩 내렸고, 강남구는 대치동과 수서동의 '선경1차'와 '한아름' 중대형 아파트가 5000만원가량 하락했다.
반면, ▲동작구(0.09%) ▲강동구(0.07%) ▲관악구(0.03%) ▲은평구(0.03%) 등은 저렴한 매물 위주로 매수세가 간간히 이어지며 소폭 올랐다. 특히 강동구는 고덕동 주공2단지와 5단지 등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1000만~1500만원 상승했다.
신도시는 분당(-0.01%)과 일산(0.01%)이 소폭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분당에서는 중대형이 가격 하락을 주도하며 분당동, 정자동에서 250만~500만원 내렸다. 일산은 주엽동 문촌우성3단지와 강선14단지두산 등이 250만~500만원 뛰었다.
함영진 본부장은 "연말까지 양도세 감면 혜택이 유지되는 만큼 거래시장의 온기를 위해 취득세 영구인하 등 지연법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